윤 대통령, 박정희표 정책 '벤치마킹'…'참고서'로 활용

정지형 기자 2024. 5. 1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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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계기로 공개한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 계획은 박 전 대통령 때 '경제기획원'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상황에서 남은 임기 3년 국가총력전을 펼치려면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윤 대통령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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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토론 이어 저출생도 '박정희식' 해법 시도
'경제기획원' 같은 '저출생부'를 컨트롤 타워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2024.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민생토론회에 이어 저출생 문제 대응에서도 박정희식 해법을 동원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계기로 공개한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 계획은 박 전 대통령 때 '경제기획원'을 벤치마킹했다.

국가적 위기 대응을 위해 중앙집권적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고 정부 역량을 총결집한다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후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했고 경제기획원을 설치해 관련 부처를 이끄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긴 결과 산업화를 일궈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상황에서 남은 임기 3년 국가총력전을 펼치려면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윤 대통령 인식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장관급)도 20여 년 운영한 결과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지경이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문제를 '국가비상사태'로 진단하며 경제기획원 같은 저출생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경제기획원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연 단위로 확인해 대통령에게 보고했기 때문에 산업화를 끌고 나갈 수 있었다"며 "사회부총리 역할을 하게 될 저출생부 장관이 주거와 고용, 복지, 교육 등을 총괄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정책을 따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것이 여러 용산 참모가 전한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올해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를 표방하며 역점적으로 실시한 민생토론회도 박 전 대통령이 1965년부터 1979년까지 180여 회 직접 주재한 수출진흥회의에서 차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정부가 보관 중인 수출진행회의 자료를 가져오도록 지시해 직접 검토할 정도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정치적 공간을 떠나 박 전 대통령이 산업화와 경제발전에 기여한 부분에는 상당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역대 대통령으로 꼽힌다.

민생토론회를 주재할 때도 윤 대통령은 경인고속도로와 새마을운동, 원자력 장기계획, 대덕연구단지 등 박 전 대통령 업적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달 5일 식목일 기념행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1973년 2월 제정한 임목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미래를 바라본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이 우리 산을 푸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해외 순방을 나갈 때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이 단시간에 고도성장을 이뤄낸 비법을 물으면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참고하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외에도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회의할 때 다른 역대 대통령도 자주 입에 올리며 참고 사례로 제시한다고 한다.

취임 후 2년 만에 민정수석을 부활시켰을 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재설치했던 사례가 참고자료가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 운영이라는 것 자체가 과거에 기반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게 많다"며 "대통령이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을 많이 참고하려고 살펴본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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