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서태지가 BTS만큼 한국에서 유명했나요?”

보스턴/윤주헌 특파원 2024. 5.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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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미술관서 한류전 열려… K팝·K무비 등 주제로 문화 소개
지난달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미술관 '한류전'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되어 있는 '서태지와 아이들' 'H.O.T.'의 음반을 가리키고 있다./윤주헌 특파원

“혹시 한국 분이세요? 그런데 정말 이 가수들이 BTS보다 한국에서 유명했나요?”

지난달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 미술관에서 벽에 걸린 음반 두 장을 유심히 보던 대학생 크리스티나 젤라(26)가 이렇게 물어왔다. 무슨 말인가 싶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봤더니 1990년대 초 한국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과 1990년대 후반 원조 아이돌 열풍을 일으킨 ‘H.O.T.’ 음반이 걸려 있었다.

1870년 설립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미술관에 ‘한류(韓流)’가 흐르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 3월 24일부터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린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과 함께 미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특정 국가의 대중문화를 콕 집어 전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이어진다. 보스턴 미술관은 “한국은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문화 강국”이라면서 “한국의 급격한 부상 뒤에는 놀라운 회복력과 혁신의 역사가 숨어 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1990년대 후반 삐삐(호출기)에서 휴대폰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출시된 발신 전용 휴대전화기 ‘시티폰’과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유행한 플립형 휴대전화 등 과거 한국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깨알같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K팝, K무비를 주제로 한 메인 홀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관람객들은 메인 홀에 걸린 대형 화면에서 나오는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넋을 잃고 쳐다봤다.

K댄스를 배우는 공간은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사람들은 댄스 레벨 3개 중 하나를 고른 후 화면에 등장한 댄스 교습가의 동작을 따라하며 춤을 익혔다. 녹화된 자신의 춤이 전시장의 대형 스크린에 나오자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팝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이어폰으로 듣는 공간도 전시장에 마련됐다. 한국 영화의 붐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의 포스터와 이 영화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미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미술관은 지난달 28일부터 ‘한국의 쿠튀르: 세대를 이은 혁신’을 주제로 한국 의복 전시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정문 앞 야외 광장엔 한국의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형 조각 작품 ‘퍼블릭 피겨스(Public Figures)’가 전시되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올해 중순부터 대표 설치미술가 이불의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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