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해로운 가족’과 헤어지는 법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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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뒤에야 잔혹한 현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견디며 살아오다 40대 중반이 돼 가족과 완전히 관계를 끊은 저자가 어떻게 가족과 결별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과 방법을 16단계로 소개한다.
우선 건강한 가족과 해로운 가족의 분류법을 제시한다.
가족과 헤어지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자신에게 해로운 주변 친구, 연인, 동료 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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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인연 끊은 뒤 상처 치유
해로운 가족 분류법 제시하고, 건강하게 슬퍼하는 방법 제안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셰리 캠벨 지음·제효영 옮김/372쪽·2만1000원·심심
“가족이 가장 큰 가해자야”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대사처럼 가장 가까운 가족이 오히려 자신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견디며 살아오다 40대 중반이 돼 가족과 완전히 관계를 끊은 저자가 어떻게 가족과 결별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과 방법을 16단계로 소개한다.
우선 건강한 가족과 해로운 가족의 분류법을 제시한다. 건강한 가족은 상대에게 상처를 줬을 때 속상해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해로운 가족은 자신이 잘못해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네가 더 착하거나 덜 보채는 아이였다면 나도 부모 노릇을 더 잘했을 것이다’ 식으로 책임을 돌리거나 언어적, 비언어적 수단으로 가족을 위협한다. 해로운 가족에서 자라난 이들에게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에 오래도록 짓눌려 자기 긍정감이 낮고,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큰 공통적인 후유증을 발견할 수 있단다.
저자는 해로운 가족이 주는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족과 자신의 접촉을 분리하는 ‘경계선’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직접 상대방에게 불편하다는 감정을 밝히거나 아예 침묵으로 대응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특히 저자의 경우에는 어머니, 아버지, 언니, 오빠 등의 호칭으로 부르지 않고,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저자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스스로 관계를 끊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과 경계선을 그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부정적 감정은 ‘죄책감’과 ‘수치심’이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근원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럴 때 “적극적으로 슬퍼하라”고 권유한다.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이들의 경우 슬픈 감정을 건강하게 푸는 법 대신 이를 잊거나 밀어내는 법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이에 “울고, 흐느끼고, 몸을 떨며 소리 지르고 아파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을 붙들고 있던 잘못된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등 건강하게 슬퍼하는 방법 9가지도 소개한다.
저자는 가족과 결별을 겪으면서 상처에 대한 치유, 삶에 대한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나를 보듬어주는 가족이 없다는 상실감과 누적된 상처가 단번에 없어질 수 없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자부심, 의욕, 흥미를 고취시킨다고 강조한다.
가족과 헤어지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자신에게 해로운 주변 친구, 연인, 동료 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느껴진다. “나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라”는 저자의 지적처럼 가족을 비롯한 각종 사회의 틀에 맞추다 정작 우리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하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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