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많아 큰일났다 생각, 스타워즈 사전까지 공부했죠

서정민 2024. 5. 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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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우 최초 스타워즈 출연 이정재
해마다 5월 4일이면 영화 ‘스타워즈’ 팬들은 축제를 연다. 일명 ‘스타워즈 데이’다. 영화 속 명대사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의 발음이 5월 4일(May the Fourth)과 비슷해서 시작된 축제다. 한국에선 2015년부터 매해 스타워즈 데이 행사를 열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4일, 5일 양일간 드론 쇼와 함께 팬 퍼레이드, 오케스트라 공연, 샌드 아트, 팝업 체험존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졌다.

한국 스타워즈 데이, 부산서 이틀간 열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에서 주역을 맡으면서 광선검을 든 ‘K-제다이’ 신화를 쓴 배우 이정재.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올해 스타워즈 데이 행사를 키운 건 배우 이정재가 출연하는 8부작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 1, 2회가 6월 5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되기 때문이다. 한국 배우 최초로 스타워즈에 출연해 ‘K-제다이’ 신화를 쓴 이정재. 그가 활약하는 ‘애콜라이트’는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에 제다이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그 뒤에 숨겨진 비밀과 새롭게 떠오르는 어둠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다. 9개월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을 마친 이정재가 맡은 역은 뛰어난 무술 실력과 지혜로 제자와 동료들에게 존경받는 제다이 마스터 ‘솔’. 5월 4일 부산 해운대 스타워즈 데이 행사장에선 ‘마스터 솔 이정재 스페셜 영상’이 선공개 됐고, 이정재가 직접 무대에 올라 스페셜 토크도 진행했다. 다음은 중앙SUNDAY가 이정재와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다.

Q : 영화 ‘스타워즈’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A : “어렸을 때의 충격은 컸죠. 이게 과연 영화가 맞나? 스타워즈 시리즈가 70년도부터 지금까지 영화 역사상 가장 큰 IP로서 게임, 피규어·광선검 등을 비롯한 완구, 체험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산업과 협업하고 애니메이션·TV 시리즈로도 확장되는 것을 보면 많이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의욕도 생기죠.”

Q : 루카스 필름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A : “아카데미·에미상 수상자, 전 세계 톱 스태프들이 함께했는데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진짜 심사숙고하고 집중하는 게 현장에서 느껴졌어요. 대본에 적힌 지문 한 줄, 대사 한 줄도 누구 한 명 함부로 바꾸지 않고 함께 상의하죠. 70년대부터 시작된 전체 이야기의 흐름과 맥이 닿아 있는지,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런 노력들 덕분에 스타워즈의 가치가 여전히 빛나는구나 생각했죠.”
‘애콜라이트’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애콜라이트’는 에미상 후보에 올랐던 시리즈 ‘러시아 인형처럼’의 레슬리 헤드랜드가 연출을 맡았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쟁쟁하다. ‘당신이 남긴 증오’ ‘헝거게임’의 아만들라 스텐버그, ‘퍼펙트 스트레인저스’의 매니 자신토, ‘히스 다크 마테리얼’ ‘로건’의 다프네 킨 등 할리우드 대표 명작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들이 이정재와 함께 앙상블을 펼친다.

Q : 영어 연기가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A : “내게 주어진 대사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아니니까 작품을 위해서라도 적당히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역할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캐스팅이 결정된 다음 8부작 시리즈의 대본을 보고 ‘이렇게 많이 나온다고? 이렇게 대사가 많다고? 이거 큰일 났다, 못한다고 해야 되나’ 생각이 많았죠. 솔직히 스크립트를 해석해서 읽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스타워즈 시리즈의 내용을 다 알아야 인물 캐릭터 간의 역학 관계나 상황을 알 수 있는데 어떤 단어는 스타워즈 사전을 봐야만 알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일반적인 일상을 다루는 감정 신들이 아니어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들 간의 대칭, 이런 것들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하는 게 쉽진 않았죠. 촬영이 끝나도 계속 영어 레슨이 필요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내달 5일 1·2회 전 세계 동시 공개

Q : 캐스팅 제안을 받고 ‘광선검을 어떻게 거절하냐’ 했다죠.
A : “‘광선검을 쓰는 역할이냐, 안 쓰는 역할이냐? 쓴다면 어떤 색깔이냐?’ 물어봤더니 딥 블루라고 하더군요.(웃음)”

Q : K콘텐츠·K무비 글로벌 확산의 선두주자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A : “현재를 최대한, 최대치로 잘 해내자는 생각뿐이에요. 내가 충실하게 한 작품을 끝낸다면 그 콘텐트는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스타워즈를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2’도 나올 거라 미국에 와서 중요한 미팅을 하자는 제안이 많아요. 해외 작품에 출연하는 건 의미 있고 소중한 경험이니 감사하죠. 더불어 한국에 직접 와서 촬영하는 해외 합작영화들도 많아져서 한국 콘텐트가 호평 받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래요. 제가 기획 혹은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작품들도 대부분 그런 것들이죠. 외국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벌어지는 일들…쉽지는 않은데 지금이 시도하기에 좋은 때가 아닌가 싶어요.”

Q : 정우성씨와 더불어 ‘매력적으로 참 잘 늙어가는 배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A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말씀 들으려고 관리도 하고, 더 노력도 하죠. 저도 안성기 선배 같은 훌륭한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렇게 멋진 배우로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으니까요. 우리 세대 배우들을 롤 모델로 삼는 누군가에게 ‘저 사람은 계속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Q : 늘 패션 감각이 뛰어납니다.
A : “해외 팬들 중에는 한국 셀럽들이 뭘 입고, 어떻게 꾸미고 나오는지 관심 있는 분들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요. 우리 어렸을 때 홍콩 배우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인데, 이젠 한국 배우들이 참 세련되고 멋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콘텐트든 스타일이든 이야기의 중심이 한국이 됐으면 하죠.”

■ 영화 의상 원단까지 고증해 입는다…스타워즈 글로벌 팬 조직 ‘501군단’

지난 4일 부산 해운대에선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501군단’ 퍼레이드 등이 펼쳐졌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스타워즈 데이’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다스베이더, 스톰트루퍼 등 영화 속 의상을 똑같이 입고 등장하는 팬들의 코스튬 퍼레이드다. 그 중에서도 ‘501군단’은 미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팬 조직으로 유명하다. 해운대 스타워즈 데이 때도 거리 퍼레이드로 큰 박수를 받은 501군단의 김유미 한국 지부장과 ‘팬 소장품 전시’ 부스에서 각종 의상과 무기를 선보인 김현도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501군단 명칭의 유래는.
A : “영화 속 다스베이더의 직속 부대 이름을 땄다. 2017년 미국 본부의 승인을 받은 한국 지부 멤버는 32명이다.”(김유미)


Q : 멤버들은 미국 본부의 승인을 받은 의상만 착용해야 한다던데.
A : “영화의 고증을 철저히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원단과 재질, 심지어 의상에 달린 작은 소품의 위치까지도 고증에 맞아야 한다. 모두 개인 소장품으로 그래서 군단에 들어오기 굉장히 까다롭고, 그만큼 열정이 엄청난 분들이 모였다.”(김유미)


Q : 부스 전시품들은 어떻게 수집했나.
A : “키트를 구입해 직접 만든 것들이다. 해외에는 스타워즈 팬들이 많고, 그들이 영화 스크린 샷을 하나하나 찍어서 무기나 의상 매뉴얼을 만들어 공유하고, 키트를 만들어 판매도 한다.”(김현도)
지난 4일 부산 해운대에선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드론 쇼 등이 펼쳐졌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Q : 정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A : “비영리 목적의 집단이라 스타워즈 데이, 각종 영화제 참여뿐 아니라 봉사·기부 활동도 자주 한다.”(김유미)


Q : 악역인 다스베이더의 부대가 봉사활동을 한다니 재밌다.
A : “우리의 모토는 ‘Bad Guys Doing Good(나쁜 놈들이 좋은 일을 한다)’이다.”(김현도)


Q : 땡볕에서 마스크 쓰고 고생하던데.
A : “짐이 많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힘들지만 다들 열정이 많아서 행사가 끝나면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김유미)


Q : 스타워즈의 매력은 뭔가.
A :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트가 다 들어있다. 광선검 같은 소품부터 로봇·우주·외계인이 등장하고 사랑과 선과 악도 있다. 오래 전 시리즈를 보면 20~30년 전 작품이라 요즘 눈높이로는 특수효과가 올드해 보일 수 있지만 스토리, 캐릭터 등 다양한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라 일단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다.”(김현도) 」






부산=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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