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도 빅데이터 찾아쓴다...LGU+ "솔루션 6월 출시"

이주현 2024. 5. 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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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이 LGU+ AI·데이터엔지니어링 담당 인터뷰
"AI 데이터 솔루션 '아쿠아' 시험 적용 마쳐"
"자연어로 코드 생성·수정해 데이터 분석"
"엑사원 도입도 추진...내년 B2B 시장 겨냥"
정소이 LG유플러스 AI·데이터엔지니어링 담당(상무)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솔루션인 '아쿠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유의미한 마케팅과 사업을 펼치기 위해선 시의적절한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통신 소비 습관, 인터넷(IP)TV 사용 정보 등 소비자 반응을 민감하게 포착해야 하는 통신업계도 마찬가지다. 다만 홍보나 기획 부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골라 받는 데는 5~7일이 걸리기 일쑤다. 데이터 엔지니어에게 자료를 문의하거나 법무 검토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서다.

LG유플러스가 코딩을 돌려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를 비개발직 직원들도 20초면 얻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놨다. 오는 6월 ‘아쿠아’란 이름으로 사내 출시가 목표다. 복잡한 데이터도 수분이면 나온다. 이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 정소이 LG유플러스 AI·데이터엔지니어링 담당(상무)은 지난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3개 부서에서 시험 적용을 마쳤다”며 “요금제 설계 등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기획하는 게 한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사내 직원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키운다”
아쿠아는 데이터 검색에 쓰이는 ‘SQL 코드’를 자연어로 짤 수 있게 도와주는 솔루션이다. 이렇게 짠 코드를 직접 실행해 자연어 형태로 답변도 내놓는다.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여서 코드 조작에 서툰 비전공자도 코드의 논리 구조를 파악하기에 좋다. 엔지니어의 영역이였던 빅데이터를 헤쳐볼 수 있는 무기가 통신사 직원들에게 생긴 셈이다. 정 담당은 “자연어로 SQL 코드를 짜고 실행하는 솔루션으로 성과를 내는 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솔루션인 '아쿠아'.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아쿠아 개발을 시작한 건 지난해다. 2022년 11월 나왔던 오픈AI의 ‘챗GPT’가 통신업계 화두로 뜨거웠던 시점이다. 이 통신사는 아쿠아 개발 이전에도 직원들의 데이터 활용 장벽을 낮추고자 데이터 풀을 시각화한 솔루션을 내놨다. 정 담당은 “코드를 다룰 때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아졌지만 2~3년을 교육해도 사내 직원들이 이 솔루션을 체화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챗GPT가 나오면서 챗봇 형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겠다는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 통신사는 아쿠아에 오픈AI의 ‘GPT-4 터보’를 탑재시켰다.

아쿠아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는 상품 기획이다. 예컨대 IPTV에서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률과 시청자층 정보를 확보하고 싶은 경우 아쿠아를 사용해 관련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수십초면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니 상품 기획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수월해질 것이란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정 담당은 “사내 각 조직에 아쿠아 교육을 진행해 데이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AI 데이터 솔루션으로 B2B 공략”
눈여겨볼 부분은 음성 데이터 활용이다. LG유플러스는 아쿠아로 음성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에서도 원하는 자료를 도출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이 전화 상담을 통해 밝힌 불만 상황들을 빠르게 수집해 통신 상품을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단 얘기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도 신경을 썼다. 정 담당은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가 돼 있고 개인정보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고객 상담에서 드러나는 개인정보도 숨김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LG AI 연구원이 내놓을 자체 AI 모델인 ‘엑사원’의 도입도 추진한다. 이 통신사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통신산업에 최적화한 소형 거대언어모델(sLLM)인 ‘익시젠’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엑사원을 아쿠아에 적용한 뒤 성능 개선과 비용 효율화 여부 등을 점검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쿠아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진출을 노린다. 정 담당은 “올해는 내부에서 아쿠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내년에는 B2B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LG유플러스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조를 고객사에 맞게 조정해 이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쿠아 확보로 LG유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의 파이프라인을 더 늘릴 수 있게 됐다. 솔루션 사업은 이 통신사가 같은 기업인프라 부문에 속하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사업과 함께 새 먹거리로 밀고 있는 분야다. 지난달 선보인 소규모 자영업(SOHO) 대상 AX 솔루션 ‘우리가게 패키지’, 자체 AI 기술 ‘익시’를 도입한 AI 컨택트센터(AICC) 등이 이 사업에 속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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