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의대생 “1년 학업 공백 두렵지만 의료의 미래 더 두렵다”

이지민 2024. 5. 10. 17: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지난 3월부터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이 정부를 향해 8가지 요구안을 내놨다.

김민성 연세의대 학생회장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윤인배홀에서 열린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움'에서 "의과 대학생들은 주체적 의지로 2년간의 휴학을 결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움’서 밝혀
“물건 가격 흥정하듯 증원 규모 정해” 비판
“졸린 눈 비비며 등굣길 다시 걸을 수 있길”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지난 3월부터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이 정부를 향해 8가지 요구안을 내놨다. 

김민성 연세의대 학생회장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윤인배홀에서 열린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움‘에서 “의과 대학생들은 주체적 의지로 2년간의 휴학을 결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년 동안 발생한 학업의 공백도 물론 두렵지만, 정책을 막지 못했을 때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가 더욱 두렵다”며 휴학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후회 없을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때만 원상 복귀할 것”이라며 정부에 8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뉴시스
8가지 안은 △의대 정원 정책 전면 백지화하라 △의정 동수의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라 △현 사안의 책임을 시인하고 투명한 조사 후 국민에게 사과하라 △의료 사고의 법적 다툼에서 선의에 의해 행해진다는 의료 행위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환자의 특이적인 상태와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충분히 고려할 제도를 도입하라 △필수의료의 명확한 정의를 논의하고 합리적인 수가 체계를 마련하라 △편법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화의 방향을 방조하지 말고 바람직한 분배를 위한 의료 전달체계 확립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인턴 전공의의 부적절한 수련 환경 개선 개선하라 △휴학에 대한 사유를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추진 태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 정책은 합리적이지 않고 일관적이지 못하다”며 “정부는 ‘회의록이 없다. 과학적 추계는 모르겠고, 일단 올해는 50% 뽑는 것도 허용하겠다’라며 시장에서 물건 가격을 흥정하듯이 올해 증원 규모를 정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이러한 행보를 보며 저희가 가졌던 실낱같은 믿음은 사라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을 발표한 후 바이털(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 진출을 고려하는 의대생이 크게 줄었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전국 의대생·전공의 단체 ‘투비닥터’가 3월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과 의대생 진로 선택’ 설문을 한 것으로 전국 의대생 859명이 참여했다.

조사에서 전공의 수련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학생 비율은 91.4%에서 32.4%로, 바이탈과 전공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학생의 비율은 83.9%에서 19.4%로 각각 약 60%포인트씩 감소했다. 김 회장은 “남들이 어렵다고 만류하는 길을 사명이라는 이름하에 걷고자 했던 의과대 학생들의 다짐은 이렇게 하루하루 무너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시 등굣길을 걷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학교를 떠나고 동시에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근본적인 까닭은 학업의 의무를 저버리고 의학도의 소명을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역설적으로 그 의무와 소명이 저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인지 누구보다 절실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금 의학이 임하는 겸허한 자세로 환자분들을 뵙고 배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