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늪 빠진 석화업계…뼈깎는 심정으로 체질개선 나섰다

강민경 2024. 5. 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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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주요 4사, 전년比 실적 악화…영업익 반토막에 적전도
롯데케미칼, 5대 사업부문 재정립…'군살 다 뺀다'
'시황 침체' 거스르기 힘든 흐름에 신사업 드라이브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시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에 주요 4사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거나 적자 전환하고 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구조적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가 띄운 승부수는 '체질개선'이다. 신사업 및 고부가 위주 사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이번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 포트폴리오 재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롯데케미칼 대표가 컨퍼런스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 적자 급증에 이훈기 대표 나섰다

롯데케미칼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영업손실 13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25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당기순손실도 60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땐 적자 폭이 절반가량 줄었으나,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2개 분기 연속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28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6개 분기 만에 적자 수렁에서 벗어났지만 그해 4분기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케미칼 포트폴리오 전환 주요 방향./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롯데케미칼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포트폴리오별 전략 방향을 재정립하고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구조는 크게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5개로 재편키로 했다. 

그중 가장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범용제품 비중을 줄여 현금 창출 능력을 높이고, 고부가·신성장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가리켜 '에셋-라이트(Asset-Light)'로 칭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이사는 "캐시카우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낮은 비핵심사업은 과감히 처분, 미래신사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국내외 다운스트림 가운데 자산 정리를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장기 주력 사업으로는 '배터리 소재'와 '수소'를 꼽았다. 배터리 소재는 당분간 이어질 수요 둔화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면서도 중장기 성장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배터리 소재 사업적 성숙도가 수소 대비 비교적 높아 보다 우선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LG '3대 신성장동력'·금호 'CNT'·한화 '태양광' 

동종업계 내 타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역시 저조했다. LG화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 26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1% 감소한 수치다.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는 첨단소재 부문이 부진한 탓이다.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이 수익성 급감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40.4% 줄어든 영업이익 786억원을 냈고, 한화솔루션은 영업손실 216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 여파가 주효했다. 모듈 판매가 줄어든데다 판가마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요 석유화학기업 1분기 영업이익 변화./그래픽=비즈워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구조 고도화 등 재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체질개선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진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수 밖에 없고, '화학 시황 침체'는 거스르기 힘든 흐름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일찍이 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2월 인베스터데이에서 해당 계획을 처음 언급한 후, 지난해 5월께 장래사업·경영계획 정정 공시를 통해 매출 목표를 끌어올렸다. LG화학의 2030년 3대 신성장 동력 매출 목표는 40조원, 전체 매출 목표는 70조원이다. 올해 3대 신성장동력을 중점으로 예정된 투자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금호석유화학도 배터리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신성장산업으로 지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전남 여수에 연산 360톤 규모 플랜트를 증설해 연내 가동한다는 목표다. 생산량은 3배 가량 늘어난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소재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미국 태양광 사업인 '솔라허브'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최대 태양광 통합단지인 솔라허브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이다. 지난 4월엔 솔라허브의 한 축인 카터스빌 공장이 완공돼 가동을 본격 시작했다. 카터스빌 공장 완공으로 연간 모듈 생산능력은 3.3GW(기가와트) 늘어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혜택이 올해에만 약 1억4000만달러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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