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 유튜버 살해’ 50대男 “혼내주고 싶었을 뿐”…우발적 범행 주장

경찰, 계획범죄 쪽에 무게 실어…법원 영장심사는 오는 11일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5월9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이날 오전 부산법조타운 인근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가 압송되고 있다. ⓒ공동취재

갈등을 빚던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로에 놓인 50대 남성 유튜버가 우발적 범행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10일 부산 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현재 살인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50대 유튜버 A씨는 "재판 당일 피해자가 법원 앞에서 생방송을 하는 등의 모습이 나를 조롱한다고 생각해 범행했다. 혼을 내주고 싶었을 뿐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우발적 범행이란 취지의 주장이다.

A씨는 전날인 9일 오전 9시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또 다른 유튜버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렌터카로 도주한 A씨는 카페를 들러 커피를 마시는 등 여유를 보이다가 경북 경주 모처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못본게 좀 아쉽다"는 글을 게재했다.

조사 결과, A·B씨는 약 3년전부터 각자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비난·비방을 주고받으며 갈등을 빚던 사이였다. 지난 2월엔 A씨가 B씨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건 당일인 9일의 경우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가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출석하는 날이었다. 이때 피해자 신분으로 재판 참관차 부산지법 인근으로 온 B씨가 라이브 방송을 켰고, 이를 자신에 대한 조롱으로 인식하고 우발적 살인에 이르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반면 경찰은 A씨의 주장과 달리 계획범죄 였을 가능성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A씨가 범행 전 시내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도주에 쓸 차량까지 미리 준비한 정황이 포착되서다. 이에 경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A씨의 범행이 계획적이었음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쯤 부산지법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