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작업 행복” 황정민, ‘서울의 봄’→‘맥베스’로 그릴 욕망의 끝[종합]

이하나 2024. 5. 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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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황정민, 김소진, 양정웅 연출, 송일국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황정민이 영화 ‘서울의 봄’에 이어 ‘맥베스’로 욕망의 끝을 달린다.

5월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는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양정웅 연출,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이 참석했다.

연극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다. 연출은 세련된 미장센과 현대적 언어로 고전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는 양정웅이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맥베스’는 개인적으로 20년 만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2004년에 LG아트센터에서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원작보다 개인적인 재해석, 동양적인 모습으로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배우를 모시고 정통에 가깝게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대사와 완성도 높은 마지막 비극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미장센과 함께 멋지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연극 ‘맥베스’는 황정미, 김소진, 송일국 등 믿고 보는 캐스팅을 자랑한다. 양정웅 연출은 “세 분 다 제가 엄청난 팬이다. 황정민 씨가 평소 ‘맥베스’를 하고 싶고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도 ‘맥베스’가 현대인들한테 필요한 주제를 담고 있고, 양심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황정민 씨가 최적으로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소진 배우는 다른 무대 공연이나 영화 보면서 너무 멋지고 우아하고 딕션의 표현이나 화술의 묘미를 잘 살리를 배우라 같이 해보고 싶었다. 송일국 배우는 샘컴퍼니 김미혜 대표가 추천했는데 뵙는 순간 뱅코우다라고 생각했다. ‘주몽’ 때부터 올곧은 캐릭터에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했고, 단숨에 동의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2022년 ‘리차드 3세’ 이후 2년여 만에 맥베스 역할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황정민은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당신이 왕이 된다는 말에 탐욕의 끝을 가는 인물이다. 쉽게 말하면 구청장이었는데 대통령이 된다고 하니까 탐욕의 끝으로 다가가서 결국에는 자기 무덤을 파게 된다”라며 “하면 할수록 재밌다. 요즘에 될 법한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가 몇 백년 전에 이 글을 써서 관객과 소통했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신기하다. 아마 그래서 계속 화두가 되어지고 저희 같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황정민은 이전부터 하고 싶은 작품으로 ‘맥베스’를 꼽았다. 황정민은 “수많은 분이 이 작품을 오마주했고, 재창작해서 공연을 올렸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보다 공연 시간이 짧다. 그만큼 함축적이다. 후대들이 해석하고 공부할 수 있는 거리가 많다”라고 전했다.

연극은 자신에게 힐링의 공간이라며 무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황정민은 영화 ‘아수라’, ‘서울의 봄’에 이어 또 다시 욕망의 끝으로 달리는 인물을 그리게 됐다. 황정민은 “아마 김성수 감독님이 ‘맥베스’를 보고 따라하지 않았나 싶다. 레퍼런스가 되는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그래서 ‘맥베스’를 더 좋아한다. 감독님한테 ‘맥베스’를 한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시고 꼭 보러 오신다고 했다”라며 “아마 그런 기본이 되어 있으니까 제가 이 작품에 더 매료된 것 같다. 그래서 하면할수록 더 어렵다. 그런 욕망이 있는 캐릭터를 해왔고, 여기는 ‘맥베스’로서 또 다른 욕망을 보여줘야하니까. 그게 어떤 식으로 보여질지 잘 모르겠지만 저도 기대가 된다”라고 답했다.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를 맡은 김소진은 “아직 연습 초반이지만 맥베스라는 인물이 비극적인 파멸로 이르게 되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인간다움이라는 것을 저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쟁취하기 위해서 행동해 나가는 강한 의지들, 그것으로부터 얻게 되는 불안, 두려움, 죄책감, 다양한 감정 변화를 관객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찾아서 그려보고 싶다”라며 “황정민 선배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신 것만으로 든든한 마음이다. 의지도 되고 안정감이 든다. 송일국 선배님도 진중하고 푸근하고 듬직하다. 같이 하는 모든 분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신뢰감이 든다”라고 기대했다.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인 뱅코우 역을 맡은 송일국은 높은 싱크로율을 칭찬하는 말에 “과찬이시다. 오히려 멋진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일단 살부터 열심히 빼야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작발표회를 연 장소가 자신이 첫 연극을 했던 장소라고 밝힌 송일국은 “제가 봤던 작품 중에 인생작이 2016년에 해오름 극장에서 한 ‘햄릿’이었다. 그때 마지막 장면에 제가 목놓아 울었다. 관객들이 다 퇴장할 때까지. 노배우들이 빈 객석을 향해서 등지고 선다. 제가 배우고, 어머니가 배우의 길을 걸으셨고. 노배우들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빈 객석을 바라봤을 때의 두려움, 설렘, 긴장감은 배우만 느낄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짧은 시간 지나가면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한참 울었던 기억이 있다. 저는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 설레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무대만의 매력을 꼽았다.

최근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서울의 봄’으로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황정민은 수상소감 중 “저의 아내이자 영원한 동반자, 제일 친한 친구인 아내 김미혜 씨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황정민은 “제가 동반자라고, 삶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얘기를 했다. 작업할 때 가장 친한 친구로서 작품 이야기할 때 너무 행복하다. ‘어떻게 하면 더 풍성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예술가로서 얘기를 하니까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고 용기가 생긴다. 아마 저는 연극은 샘컴퍼니 김미혜 대표가 저를 내치지 않는 이상 계속하게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연극 '맥베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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