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가 됐습니다"...KBS 주말극X일일극 휘청휘청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2024. 5. 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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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효자가 불효자가 됐어요"

KBS 드라마의 간판으로 효자라 불렸던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가 불효 중이다.

올 상반기 KBS 드라마가 울상이다.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시청률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MBC, SBS, tvN 등 타 방송사가 '흥행'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KBS 드라마는 유독 힘들다. 특히 KBS 드라마의 시청률 효자로 손꼽혔던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가 주저 앉고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KBS 주말드라마가 연이은 시청률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있다. 지난 3월 23일 첫 방송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은 '신사와 아가씨'의 지현우와 김사경 작가의 재회로 방송 전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지현우, 김사경 작가는 2021년 방송된 '신사와 아가씨'를 흥행으로 이끈 주역이다. 2022년 3월 종영까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면서 KBS 주말극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 

지현우, 김사경 작가가 재회한 '미녀와 순정남'은 기대와 달리 성적표가 저조하다. 1회 15.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한 후, 3회 17.6%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현재까지(5월 5일 방송분까지) 자체 최저 시청률은 13회 13.0%다. 14회까지 시청률을 전작 '효심이네 각자도생'과 비교해도 낮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14회까지 18.4%(2회)가 가장 높았고, 11.1%(4회)가 가장 낮았다. 15%~17% 사이의 시청률도 비슷하다. 

'미녀와 순정남'은 시청률 문제도 있지만, 극 초반 전개에 다수의 시청자들이 불만을 표했다. 여주인공 박도라(임수향)의 엄마 백미자(차와연)가 지나치게 딸을 이용했던 것. 여기에 공대숙(정재순 분)의 대(가업)를 이을 아들 타령까지 더해지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임수향, 지현우 등 주인공들의 열연이 그나마 시청자들의 추가 이탈을 막고 있는 상황. 물론, 주말드라마 특성상 극 초반 자극적인 소재가 나올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훗날 있을 반전 상황이 기대 포인트이긴 하다. 그러나 초반 전개가 극적을 넘어, 눈살 찌푸리게 한 선 넘는 가정 불화, 일부 캐릭터의 과도한 설정이 도마에 올랐다. 빠른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KBS 2TV 일일드라마는 주말드라마보다 더 고전 중이다. 한때 "막장이어도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일일드라마였다. 

지난 1월 방송을 시작한 '피도 눈물도 없이'. 이소연의 KBS 일일드라마 컴백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KBS 1TV와 달리, 자극적인 맛이 강렬한 KBS 2TV 일일드라마답게 주인공들을 둘러싼 상황들은 그야말로 파국이었다. 출생의 비밀, 숨겨진 관계, 뜻밖의 죽음 등 그야말로 '충격 전개'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피도 눈물도 없이'의 '충격 전개'는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극 초반부터 이혜원(이소연), 배도은(하연주)의 갈등과 함께 극 중 주요 인물 간의 갈등과 상황 설정이 산으로 간다는 지적이 있었다.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뜬금없는 상황들과 인물들의 갈등이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이뤄졌다. 선 넘은 설정이어도 다음을 기대케 해야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지쳤고, 탈출을 감행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는 내홍도 있었다. 기존 극본을 맡았던 김경희 작가가 35회까지만 집필한 후 하차했다. 작가 교체 후 공동 제작사인 마이네스트컴퍼니 소속 작가팀이 합류해 대본을 이어갔다. 작가 교체 카드는 통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앞서 9일 78회 방송까지 단 한 번도 시청률 10%를 돌파하지 못했다. 전작 '우아한 제국'이 극 후반부 9~10%대 초반을 오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최고 시청률이 3회 8.7%, 최저 시청률이 57회 5.8%다. 최근 시청률은 6~7%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 시청률 반등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KBS 드라마를 대표하는 효자'라고 불렸던 때가 있던 KBS 2TV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 올해는 유독 '효자' 타이틀이 위태롭다. 반등 없는 시청률,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불만으로 '불효자'가 됐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산으로 가는 전개' '분노만 유발' '고구마전개' 등의 오명 속에서 언제즘 '효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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