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로 뒤덮인 英 템스강… 26조 부채 안은 수도회사의 이기심이 부른 재앙

김효선 기자 2024. 5. 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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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이 몇 달째 폐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수도회사 템스워터(Thames Water)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된 영국 최대 수도회사 템스워터가 시설 투자를 하지 않은 탓에 사태가 악화했다는 것이다.

템스워터는 1989년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된 영국 최대 수도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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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이 몇 달째 폐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수도회사 템스워터(Thames Water)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된 영국 최대 수도회사 템스워터가 시설 투자를 하지 않은 탓에 사태가 악화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템스워터의 국유화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의 로고. /로이터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템스강을 타고 들어온 오수가 맨홀에서 넘쳐 나와 영국 버크셔주 램번(Lambourn) 마을에 퍼지고 있다. 심지어 길가에는 오물부터 생리대, 콘돔 등이 널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났지만, 아직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하수 중 일부가 빅토리아 시대에 만들어졌을 정도로 오래됐는데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의 투자 부족 때문에 영국이 폐수 논란에 휩싸였다”라고 평가했다.

템스워터는 1989년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된 영국 최대 수도회사다. 당시 대처 정권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76억 파운드(약 13조원)에 매각됐었다. 현재는 영국 전체 인구 4분의 1에 물을 공급한다. 템스워터의 최대 주주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무원 퇴직연금이다. 중국 투자공사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투자청도 템스워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민영화됐을 당시만 해도 템스워터는 부채가 없었지만, 현재 템스워터가 안고 있는 부채는 약 150억 파운드(약 26조원)에 달한다.

수질 관리를 담당하는 템스워터가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템스강의 심각한 상황은 개선될 희망이 거의 없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에 템스워터가 민영화된 이후 주주와 임원 이익만 최우선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템스워터는 금리가 낮을 때 엄청난 돈을 빌린 뒤 해당 금액을 상하수도 시설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썼다는 의혹이 무성한 상황이다. BBC방송은 “템스워터는 지난 5년 동안 그룹 내 다른 회사에 2억 파운드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면서 “이 돈의 대부분은 그룹에 자금을 빌려준 외부 투자자들에게 이자로 지급됐다”라고 전했다.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지자, 템스워터는 수도 요금의 28%를 부채 상환에 사용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템스워터는 오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187억 파운드(약 32조원)를 투자하고 요금을 40%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지난해 10월 정부 산하 상하수도 서비스 규제기관인 오프와트에 제출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템스워터가 다시 국유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부채와 이자 비용이 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은 필수 인프라를 관리하는 공공기관 민영화의 부작용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템스워터를 임시로 공공 소유로 운영하는 긴급 대책을 가동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웨스트버크셔 타운십의 캐롤린 커버 의원은 “템스워터의 재국유화는 정부가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할 수 있어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업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수도 산업이 공공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템스워터의 국유화가 진행될 경우 20조원이 넘는 부채의 대부분은 결국 공공 재정으로 메워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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