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불교’ 알린 ‘뉴진스님’, 말레이시아 불교계가 공연 막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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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을 입고 불교 가르침을 흥겨운 음악과 함께 전파해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두고 현지가 시끄럽다.
해당 퍼포먼스가 불교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의 공연은 물론,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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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불교계 "말레이 입국·공연 금지해야"
다인종 국가 말레이, 다양·포용성 핵심 가치
승복을 입고 불교 가르침을 흥겨운 음악과 함께 전파해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두고 현지가 시끄럽다. 해당 퍼포먼스가 불교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의 공연은 물론,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말레이시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화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카시옹 국민전선(BN) 의원은 전날 “뉴진스님이 불교 승려로 위장해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불교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성명을 냈다. “국가의 종교적 화합을 위해 내무부가 승려를 사칭하는 개인의 공연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진스님은 오랜 불교 신도인 윤씨가 자신의 실제 법명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름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연등놀이 때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파티 DJ를 맡아 눈길을 끈 것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았다. 각종 축제에서 승복 차림으로 디제잉과 함께 교리를 전파해 ‘힙한 불교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등 해외로 진출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댄스클럽에서 열린 윤씨 공연이다. 당시 그는 승려 복장을 하고 찬불가에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전자음악 장르)을 입힌 음악을 선보였다. 베삭데이(5월 22일·부처님의 탄생, 깨달음, 죽음을 기념하는 축제) 하루 전인 오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31일에는 서남부 믈라카 지역에서도 추가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면서 불교 신도 사이 논란이 커졌다. 말레이시아 불교계에서는 “해롭고 무례하다”거나 “불교에 상처를 입혔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21일 공연이 예정됐던 클럽은 행사를 취소했다. 클럽 측은 “사회적 화합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존중과 포용성, 문화적 인식이라는 가치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민국과 경찰이 윤씨의 말레이시아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국교이지만 인구 20%는 불교 신자다. 다수인 말레이계 외에 중국계, 인도계 등이 존재하는 다민족·다종교 사회인 데다, 1960년대 인종간 갈등으로 유혈 사태가 발생한 역사도 있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한국 불교계는 뉴진스님의 활동이 청년과 눈높이를 맞추고 ‘젊은 불교’를 알리는 첨병이라고 봤지만, 말레이시아 불교계는 불교를 희화화해 다양성과 화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본 셈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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