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 준 엄마 이어… 세딸·손자도 기증 약속”[살리고 떠난 사람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엄마 시신에 대한 의학 연구가 끝난 뒤 유골을 받았을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숭고함을 느꼈어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간 엄마가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
김 씨는 "처음에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너무 애통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시작으로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엄마의 뜻을 따라 주변인들에게 계속 장기 기증에 대해 알리고 나 또한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각막 주고 연구용 시신 기증
둘째딸“장기기증은 사랑실천”
이웃들에 절차·경험 등 알려
손자“할머니 나눔이 큰 영향”
“엄마 시신에 대한 의학 연구가 끝난 뒤 유골을 받았을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숭고함을 느꼈어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간 엄마가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
김희정(59) 씨는 지난 2022년 11월 8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고 박은주 씨를 ‘살아생전 강조하던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박 씨는 생을 마감하며 시각장애인 2명에게 각막을, 경희대 의대에는 시신을 기증하는 숭고한 나눔을 실천했다. 그 덕에 귀한 연구를 실행할 수 있었던 경희대는 고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학교 납골당의 가장 좋은 자리에 고인을 안치했다.
박 씨는 교회의 생명나눔 예배를 통해 2006년 세 딸, 손자와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약속했었다. 봉사를 중요하게 여긴 박 씨 덕에 3대가 함께 아름다운 실천을 약속했다. 당시 7세이던 손자 박민서(24) 씨는 최연소 장기기증 희망등록자가 됐다. 어느새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해 군 복무 중인 민서 씨는 “할머니께서 살아생전 이타적인 삶을 사셨고, 자연스레 할머니께 선한 영향을 많이 받아 어린 나이임에도 장기 기증을 희망했다”며 “할머니께서 다시 한 번 아름다운 나눔으로 저에게 메시지를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씨의 둘째 딸 김 씨는 그보다 앞선 1999년에 먼저 각막 기증을 약속했고, 2006년에는 시신 기증을 추가로 약속했다. 김 씨는 “처음에 시신은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교회에서 계속해서 나눔의 가치를 얘기하며 선뜻 등록할 수 있었다”며 “사람을 살리는 숭고한 일을 할 수 있다니 기뻤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엄마를 보낸 뒤 지난해 2월부터 교회 봉안당에서 장기기증자 유족으로서 직접 겪은 절차와 경험을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장기 기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기증 절차를 몰라 망설이고 있단 걸 알게 됐다. 김 씨는 “장기 기증은 기증자 본인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이라며 “장기 기증 희망자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어떻게 기증에 대비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노력 덕에 김 씨가 다니고 있는 사랑의교회는 교인 중 1만3096명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해 단일기관으로는 국내 최다 등록을 기록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너무 애통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시작으로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엄마의 뜻을 따라 주변인들에게 계속 장기 기증에 대해 알리고 나 또한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다음 대통령 이재명” 국민 3명 중 1명 선택…한동훈은?
- ‘주차 시비’에 일본도로 이웃 양손목 절단 살해한 70대
- ‘제자와 성관계’ 30세 여교사, 재판중 다른 남학생 아이 임신
- [단독]선우은숙, 결국 ‘동치미’ 자진하차…“부담드리고 싶지 않았다”
- 김어준·진성호에 빠진 4050… 확증편향·이분법적 사고[4050 그들은 누구인가]
- “여종업원 맘에 안든다고?”…손님에게 술병 던진 30대 노래주점 업주의 최후
- 블랙핑크 제니 옆에 서있다 해고 ‘날벼락’…이유는 잘생긴 외모?
- 부산지법 앞서 50대 유튜버가 다른 유튜버 살해…경주서 검거
- 부산지법 앞서 50대 유튜버가 흉기 살해
- 진수희 “尹, 한동훈 ‘정치인’ 언급 관계 끝났다 생각…‘잘가’ 이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