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판 뒤집겠다"…애플과 테슬라는 변신 중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4. 5. 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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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AI 붐에 올라타지 못하고 안타까운 시선을 받아왔던 애플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아이패드 공개와 함께 인공지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인데요. 

또 다른 혁신 지각생, 테슬라도 온갖 악재 속에 '넥스트 레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임선우 캐스터와 분석해 보죠. 

먼저 애플 아이패드 신제품부터 살펴보죠. 

뭐가 달라진 겁니까? 

[캐스터] 

인공지능 지각생으로 불리던 애플이 본격적인 판 뒤집기에 나섰습니다. 

1년 반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이번주에 공개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그 신호탄인데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에 특화된, 새로운 '심장'을 달았다는 겁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M4 칩이 처음으로 탑재됐는데, 애플의 가장 빠른 뉴럴 엔진입니다. 

초당 38조 회에 달하는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고요, 실제로 애플은 인공지능을 위한 칩이라고 콕 짚어 강조했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AI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다음 달 열릴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를 앞두고 '애플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신호를 미리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팀 쿡 CEO는 다음 달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서 애플의 AI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전망입니다. 

[앵커]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리던 날,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도 기대감을 키우는데 한몫했죠? 

[캐스터] 

이미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칩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프로젝트명 ACDC로 알려졌는데, 풀어서 'Apple Chips in Data Center'입니다. 

번역하면, 말 그대로 데이터센터용 애플 칩이죠. 

보도에 따르면 개발 중인 이 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 인공지능의 훈련과 학습을 위해 쓰이는 엔비디아의 GPU 기반 제품과 달리, 추론 분야, 그러니까 실제 인공지능의 구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건데요. 

현재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 영역을 뛰어넘어, 더 큰,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을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때마침 애플이 최신 칩을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적용하고 있고, 올해 안에 자체 서버 칩으로 AI를 구동시킬 것이란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왔는데요. 

본격적인 인공지능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나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다음 달 열릴 개발자 컨퍼런스가 매우 중요한데, 어떻게 예측해 볼 수 있을까요? 

시장에선 어떤 전망이 나옵니까? 

[캐스터] 

결국 돌고 돌아 아이폰입니다. 

역시 애플의 강점이라고 하면, 아이폰을 필두로 한 탄탄한 디바이스 풀,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강력한 협상력일 텐데요. 

월가 역시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음 달 열릴 WWDC를 계기로 아이폰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특히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되는 부분을 강조했는데, 그중에서도 음성 비서 '시리'의 업그레이드가 주목됩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에이잭스'를 시리에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텍스트와 문서 요약, 검색 기능 등이 강화되는데, 특히 음성 명령 부문이 한층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도 간단한 음성 명령은 가능하잖아요. 

어떻게 더 고도화될 수 있을까요? 

[캐스터] 

물론 현재도 음성 명령은 가능하지만, 정확성이나 실용성 면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자체 개발한 AI 칩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아이폰이 출시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온디바이스는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 탑재되는 걸 말하는데요. 

시리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비서에서 생각하는 비서로 바뀔 수 있다는 거죠. 

관건은 애플의 기술 독립이 얼마나 빠르게 진전되느냐인데, 최근 애플이 내놓은 AI 관련 논문을 보면, 인공지능 모델 경량화에 성공했고, 이미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한 해법을 찾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내 손 안의 인공지능'이라면 기대해 볼 만하겠군요. 

테슬라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혁신을 얘기하기 전에, 최근에 전기차 관련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캐스터] 

테슬라가 단단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먼저 충전 인프라 관련 부서죠, 슈퍼차저를 이끌던 레베카 티누치를 비롯해 500명에 달하는 부서 직원 전체를 해고하기로 하면서, 앞서 예고한 대규모 감원 절차에 시동을 걸었고요. 

또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그간 큰 공을 들여온 부품 일체화 공법, 기가캐스팅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테슬라를 있게 해 준, 또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전략인데, 더 이상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특단의 조치들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당장은 악재로 비칠 수 있겠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제 단순히 전기차 회사로 봐서는 안 되는데요. 

장기 로드맵인 마스터플랜, 또 최근 학회에 보고된 테슬라의 새로운 기술 등을 봤을 때,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전기차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자율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개발,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옵티머스' 개발에 중점을 두기 위해 근본적인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짐) 앞서 말씀드린 기가캐스팅만 해도 막대한 개발 비용이 들어가고요, 대규모 감원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겠죠. 

인공지능 대세 흐름에 맞춰, 이제 다음 무대인 로봇으로 전략을 옮기고 있습니다. 

[앵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는 그동안 잠잠했던 것 같은데, 눈에 띄는 변화가 있나요? 

[캐스터] 

최근 공개된 영상 보시면 초기 모델과 비교해 기술력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면 보시면, 옵티머스 로봇이 공장 업무를 습득하고 훈련을 하고 있는데요. 

경쟁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나 다른 업체들의 로봇과 비교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요. 역동성에서는 좀 떨어질지 몰라도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그리고 손동작에 장점이 있습니다. 

옵티머스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서 주변을 인식하는데요. 

테슬라가 이른바 비전파운데이션모델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경쟁사들이 레이더와 라이다 같은 값비싼 고가 장비들을 이용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테슬라는 카메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결국 로봇 공학의 성패를 가르는 건 기술력이지만 가격도 무시 못할 변수죠. 

이 점에서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저비용, 대량생산의 조건을 충족시켜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가격경쟁에서 훨씬 유리하겠군요. 

그렇다면 손동작은 어떤 차별점이 있죠? 

[캐스터]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직원들이 직접 원격 조정을 하면서, 인간의 손과 일치하는 동작을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존하는 로보틱스 회사 중 가장 빠른 방식의 훈련을 받으며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로봇 산업에 집중하는 테슬라와 최근 머스크 CEO의 행보, 연결고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캐스터] 

머스크 CEO가 지난달 말 급히 중국을 방문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되는데요. 

당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안전검사 적합 판정이 나왔죠. 

이게 의미하는 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FSD가 도입 관문을 하나 더 넘었다는 것도 있지만, 로봇 산업의 실마리를 풀어줄 비전파운데이션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훨씬 더 빠르고, 방대하게 수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머스크가 이런 말을 했죠. 

올해 말이면 테슬라 공장에 옵티머스 로봇을 배치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판매에 나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인간을 대신할 옵티머스 로봇이 테슬라 공장에 투입된다면 대규모 감원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당장 돈줄인 전기차 사업이 주춤하다 보니 허리띠를 졸라맨 것도 맞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는 분석인 것 같습니다. 

또 최근 대만 TSMC까지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도조'에 탑재할 차세대 반도체칩 생산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그림을 위한 본격적인 체질개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오늘(10일)도 흥미로운 분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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