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비켜가고 피하고 기대 못 미쳐" TV조선 "진전된 태도 변화"

노지민 기자 2024. 5. 10.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TV조선 앵커, 尹 회견에 '평가 엇갈릴 것'…KBS, 분석이나 검증 없이 전달
MBC기자 "출입기자 사이에선 MBC 질문 기회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말도"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5월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의 총선참패 후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마련한 자리였는데, 어떠셨습니까. 시각과 평가는 각각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자화자찬 위주였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동문서답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성장경 MBC '뉴스데스크' 앵커)

“진영에 따라, 보고자 하는 시각에 따라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자신들이 보고싶은 것, 듣고싶은 것, 원하는 것만 취사선택하는 성향 때문이겠죠. 내용을 떠나 긴 시간, 모든 질문을 아무런 대본이나 자료없이 소화하는 모습이 나름 의미는 있어보입니다.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실천이, 오늘보다 내일일겁니다. 자주 단상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성역없이 받고, 진솔한 입장을 밝히는 대통령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윤정호 TV조선 '뉴스9'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1년9개월 만에 진행한 기자회견이 9일 주요 방송사 뉴스 전반부를 채웠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 앵커와 TV조선 '뉴스9' 앵커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거라 전제한 뒤 이번 기자회견 주요 내용을 짚는 리포트를 소개했다. 그만큼 두 방송사 뉴스의 온도차가 느껴진 가운데에도, 이번 기자회견 만으로 윤 대통령의 변화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공통된 평가가 이뤄졌다. 주요 방송사 대다수 메인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 5월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관련 리포트를 소개하는 MBC '뉴스데스크' 성장경 앵커(왼쪽)와 TV조선 '뉴스9' 윤정호 앵커. 사진=각 뉴스 영상 갈무리

TV조선 '뉴스9'와 채널A '뉴스A'는 윤 대통령이 '태도' 면에서는 변화를 보였다고 했다. TV조선은 취재기자가 출연한 <진전된 '태도 변화' 보인 尹… '쟁점 해소' 여부 관건> 대담에서 “모두 발언 시작부터 '민생 어려움이 풀리지 않아 송구스럽다'고 한 점이나,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논란에 처음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쓴 것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면서도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김 여사 관련 부분을 설명할 때 재발방지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질의응답에 앞선 모두 발언을 두고는 “전체 기조가 변화와 반성인 회견에서 자화자찬성 대목을 넣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있다”며 “변화의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채널A 뉴스에서도 <[아는기자]윤 대통령, 달라진 점은?> 대담에 출연한 기자가 “태도는 달라졌다고 볼 만한 대목들이 꽤 있다”며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처음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고 짚었다. 다만 “내용이 전향적인 건 아니다. 명품백 의혹 수사에는 '수사 영향'을 이유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 때 탈탈 털었는데 특검은 정치 공세라는 입장이 유지됐다”고 했다. 국정기조 변화 가능성엔 “대통령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변화하지 않는다고”라고 했고, 불통 이미지를 벗을지를 두고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도 언론인 자주 만나겠다고 했는데 오늘 회견까지 631일 걸렸다. 말보다는 실천을 지켜봐야겠다”고 햇다.

▲2024년 5월9일 채널A '뉴스A' 갈무리

JTBC '뉴스룸'과 MBC '뉴스데스크'는 윤 대통령의 동문서답 답변 사례를 짚었다. JTBC 기자는 < “주제 제한 없다” 했지만…묻지 못한 질문, 듣지 못한 답변>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가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 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기관의 직접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한 입장, 대통령실 기록물로 보관돼있는 것으로 알려진 명품백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실물을 공개할 수 있는지, 또 김 여사가 언제쯤 공개활동을 재개할 건지,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도 대통령의 답변이 필요했다”며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실제 이재명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 달라', '주요 직위에 경쟁자는 배제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는지 등도 물을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 질문자로 외신 기자들만 선정된 것 관련해 “최근 가장 뜨거운 현안인 일본 정부의 네이버를 상대로 한 라인 아휴 지분 매각 압박 등에 대해선 질문조차 못했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이 질문했고 답변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2024년 5월9일 JTBC '뉴스룸' 갈무리
▲2024년 5월9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MBC는 <비켜가고 피하고‥기대 못 미친 기자회견> 리포트에서 “채상병 사건 당시 국방부 수사 결과에 화를 냈다는, 이른바 '대통령 격노설'을 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엉뚱한 격노를 꺼냈습니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소원해졌느냐'는 질문에는 한 전 위원장이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답을 내놨다”고 했다. “민정수석실 운영 방안이나 김건희 여사 공개 일정, 특별감찰관 도입 등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없었고, 들을 시간도 없었다”며 “대통령실 내에서는 오래 기다렸지만, 여러 아쉬움이 남는 기자회견이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는 지적도 전했다.

이어 <“듣고 싶은 건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마이웨이 기자회견?> 대담에 출연한 MBC 기자는 이번 기자회견을 “듣고 싶은 걸 제대로 답하지 않았고, 더 물을 수도 없었던 기자회견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 기자는 “아쉬웠던 점 중 하나는 언론장악에 대한 질문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언론사에 대한 잇따른 압수수색이나, 방통심의위원회의 표적 감사 등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MBC에게 질문 기회를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김수경 대변인이 지목한 질문자 관련해 “보수 색채가 강한 언론사 중에선 조선일보, TV조선, 중앙일보가 질문했다. 진보 성향 언론 중에선 한겨레신문이 유일하게 기회를 얻었다”는 설명도 했다.

KBS, SBS, MBN 등 메인 뉴스의 관련 보도들은 상대적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데 집중됐다. 특히 김 여사 의혹 관련 윤 대통령 발언을 가장 첫 번째로 배치한 타 방송사들과 달리 KBS는 <1년 9개월 만의 기자회견…70여 분간 열띤 질의응답> 리포트를 '톱' 아이템으로 배치했다. KBS는 이를 포함한 7개 리포트, 여야 반응을 포함하면 총 8개 리포트 모두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자체적 분석이나 교차 검증 없는 내용으로 채웠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