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느니만 못한 가족이라면… 괴로움 떠안기보단 헤어질 결심을[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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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폐지하라'(서해문집)의 저자 소피 루이스는 "가족의 종말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고 한탄했다.
한 개인이 처음으로 속하는 사회 집단이자 성장 공간으로서 가족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과 맞는 가족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가족을 떠난 뒤 느껴지는 공허함과 외로움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음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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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캠벨 지음│제효영 옮김│심심
‘가족을 폐지하라’(서해문집)의 저자 소피 루이스는 “가족의 종말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고 한탄했다. 한 개인이 처음으로 속하는 사회 집단이자 성장 공간으로서 가족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과 맞는 가족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가족과 단절한 심리학자 셰리 캠벨이 ‘해로운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책에 담았다.
정부에서도 5월 한 달을 ‘가정의 달’로 지정해 기념할 만큼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은 크다. 그러나 저자는 연구를 인용하며 응답자의 40% 이상이 일생 중 어느 시점에 가족과 소원해졌음을 지적한다. 동시에 자녀를 둔 어머니 열 명 중 한 명은 성인 자녀와 관계가 멀어졌음을 고백했다고 덧붙인다. 이처럼 저자는 화목한 가정을 강요받기에 드러내기 어려울 뿐 가족으로 인한 고통은 언제나 가려져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 저자는 자전적 경험과 심리 상담을 통해 얻은 타인의 기억을 종합해 유해한 가족의 특징을 설명한다. 또한 스스로의 마음에 귀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 ‘가족은 무고하다’는 이미지가 강력하기에 내게 해를 입혀도 참아야 하고 잠시 싸우더라도 언젠가 가족과 다시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유해하며 무고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정서적·신체적 학대가 있었다면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으며 마침내 슬픔을 주는 가족과 영원히 선을 그어도 괜찮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가족을 떠난 뒤 느껴지는 공허함과 외로움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음도 이야기한다. 인생의 시작점부터 함께해 ‘내 몸 같은’ 가족을 떼어낸 뒤에야 그 빈자리에서 근원적 상처와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형성된 애착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셰리는 가족, 연인 등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사람과 이별한 뒤 적은 일기를 꺼내 보이면서 이별의 상실감이 끝내 스스로를 의지하는 자존감으로 치유될 때, ‘불완전해질 용기’를 가지게 된다고 역설한다.
한 개인이 가족을 끊어내기로 결심하면 한 가족은 구성원을 잃게 된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가족의 보복에 대처하는 법, 직접적 학대를 가하지 않는 다른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 실질적인 팁을 제시하며 자립 지망생을 응원한다. 책 출간 후 아마존 등의 도서 구매 웹사이트에는 도움과 조언에 감사하다는 증언이 줄을 이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행복에 계속해서 해가 되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관계를 정리해도 된다”는 저자의 말 앞에 망설이게 되지만 진정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책은 길을 알려줄 것이다. 372쪽, 2만1000원.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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