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한 ‘어당팔’… 남다른 내공으로 다툼 없이 대립 풀어나가[현안 인터뷰]

김보름 기자 2024. 5. 10. 09: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별명은 '어당팔'이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당수가 팔단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레간자'라는 다른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공이 상당히 높다.

황 비대위원장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임기를 마친 당 대표는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현안 인터뷰 - 황 비대위원장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민의힘 당사에 있는 비대위원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별명은 ‘어당팔’이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당수가 팔단이라는 뜻이다. 혹자는 ‘존재감 없는 정치인’이라고 폄하하고, 잘 안 보인다는 의미에서 스스로 ‘스텔스’라고 칭하며 ‘자학 개그’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레간자’라는 다른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공이 상당히 높다. 레간자는 과거 대우자동차가 판매한 차량으로 ‘소리 없이 강하다’가 광고 카피였다.

황 비대위원장은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이어 새누리당 대표에 선출돼 대선 공신으로 자리매김했고, 2년 임기를 채웠다. 황 비대위원장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임기를 마친 당 대표는 없다.

10년 전 여당 대표 시절 파트너는 민주당 대표였던 김한길 현 국민통합위원장이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인해 2013년 내내 대립 정국이 이어지는 과정에도 두 사람은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 특위 등을 합의하면서 정국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황 비대위원장은 전대 연기 가능성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강하게 비판하는 것을 두고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홍 시장은 왜 쓸데없는 거 하냐고 야단이고, 윤상현 의원은 ‘저 사람으로 혁신하겠나’ 하고 있다”며 “균형이 맞았다”고 평가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윤 의원한테는 ‘홍준표는 어떻게 하나’라고 하고, (홍 시장한테는) ‘샌님같이 두 달 채우고 가란 말인가’라고 하면 된다”며 웃었다.

그는 “정치라는 게 원래 그렇다. 반론 나오고 공격 들어오면 싸우면 안 된다. 싸우면 할 수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쪽의 힘을 다 받아야 한다. 그러면 가만히 있어도 힘이 모인다”며 “그게 당”이라고 했다. 직접 맞싸워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 7일 예방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홍 수석이 인천에서 공부해 인천 사람으로 본다”고 답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인천 출신으로, 인천 연수에서 4선을 했다. 그는 “홍 수석이 굽네치킨을 창업했다”며 “내가 통닭을 많이 좋아한다”고도 했다.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하던 황 비대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도 많이 접촉했고, 훌륭한 분”이라며 “홍 수석과도 친밀해서 대통령실과 소통문제는 별로 없다. 뭐든지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했다. 비공개 대화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서로 믿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되,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며 “과정이 노출되고 이러면 대화를 못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서의 비 자는 비밀 비(秘)”라며 “무슨 말이든 하되, 오픈하지 않기로 한 건 오픈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