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공연 마칠 때마다 희열… 박수 받던 무대서 내려온 외로움도”

유민우 기자 2024. 5. 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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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립발레단은 숨 가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지난 5일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를 선보인 데 이어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인형' 등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 해 동안 연달아 선보이기 때문이다.

1993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시작해 수석무용수, 발레 마스터를 거쳐 2014년 부예술감독으로 승진한 신 감독은 꾸준히 발레 수업을 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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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무섭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
발레마스터 출신… 후배지도 열정
신무섭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은 여전히 발레단의 ‘사부’ 같은 존재다. 국립발레단 제공

올해 국립발레단은 숨 가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지난 5일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를 선보인 데 이어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인형’ 등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 해 동안 연달아 선보이기 때문이다. 발레 대작들을 무대에 성공적으로 올려놓은 숨은 공신 중 한 명은 신무섭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이다. 그는 최근 문화일보와 만나 “부예술감독으로서 ‘호두까기인형’ 등 발레를 대표하는 큰 공연들이 잘 마무리됐을 때 희열을 느낀다. 국립발레단의 가장 큰 강점은 무용수들과 예술, 무대, 음향, 조명, 의상감독들이 무대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고 했다.

1993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시작해 수석무용수, 발레 마스터를 거쳐 2014년 부예술감독으로 승진한 신 감독은 꾸준히 발레 수업을 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수년간의 외국 생활을 제외하면 28년을 국립발레단과 함께한 최장수 터줏대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발레 마스터로 일한 경험이 무대를 총괄해야 하는 부예술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신 감독은 “발레 마스터는 무술 영화의 사부와 같은 존재다. 자신의 철학을 후배들에게도 가르치고 제대로 연습시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임무”라며 “그동안 갈고닦아 왔던 것을 후배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아주 보람찬 일”이라고 했다.

발레 마스터는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는 역할이다. 무용수 출신이 맡는 발레 마스터는 무대 위 안무, 감정 표현, 테크닉 등을 총괄적으로 지도한다. 신 감독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며 ‘백조의 호수’ ‘스파르타쿠스’ ‘라 바야데르’ ‘지젤’ ‘돈키호테’ 등에서 주역을 담당했고, 이게 발레 마스터 일에 보탬이 됐다. 그는 “현역 때 직접 작품을 해봐야 후배들을 더 잘 이끌 수 있다. 손흥민도 수비보다 골 넣는 법을 잘 알려주지 않겠나”라며 “주역이든, 군무든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시킨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외로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무대가 시작하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꺼내놓기에 무대가 끝난 후 찾아오는 공허함이 있다. 현역 때와 달리 직접 박수받지 못한다는 점도 외롭다”고 덧붙였다. 무대 위 돌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신 감독은 “‘지젤’ 초연 때 유럽 귀족들의 개 역할로 실제 개가 무대 위에 올랐다. 그때 무대에서 오줌을 싸서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미리 치울 휴지와 박스를 다 준비해둬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무대 위에서 순발력 있게 행동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발레 마스터”라고 강조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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