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신비의 윈난성 ① 차마고도 잇는 천상의 고도(古都) 리장(麗江)

이진욱 2024. 5.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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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중국 소수 민족의 고장 윈난(雲南)성의 리장은 티베트로 오가는 높고 험준한 교역로인 차마고도의 중심지이자 2천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다.

해발 2,400m 고원에 자리한 리장에는 365일 녹지 않은 만년설을 인 옥룡설산과 차마고도 옛길 호도협 도보여행 코스, 나시족의 전통 마을인 리장 고성(麗江古城), 바이사고진(白沙古鎭), 수허고진(束河古鎭) 등이 있다.

리장고성 전경 [사진/조보희 기자]

800년 역사를 묵묵히 지켜온 리장 고성

리장 고성은 수허고진, 바이사고진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나시족의 전통 마을이다.

리장 고성은 꽤 넓어서 방향을 잘 잡고 움직여야 한다.

고성 여행은 북문 옆 대형 물레방아인 대수차 2개가 있는 옥하광장에서 시작한다.

대수차는 과거에는 방아를 찧고 물을 모아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했다.

광장 한켠에 붉은 글씨로 '려강고성(麗江古城)'이라 적힌 큰 바위 표지석이 있다.

'리장'(麗江) 한자의 우리말 발음으로 '려강'이다.

리장고성 대수차 [사진/조보희 기자]

옥룡설산에서 내려오는 빙하수가 성안에서 3개의 수로로 갈라져 골목 구석구석을 적시며 흘러간다.

리장 고성의 랜드마크인 수로 위에는 명·청 시대에 놓인 300여 개의 다리가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수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가게들은 저마다 수로 주변에 꽃 화분을 매달아 놓아 고성 전체가 화원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수로는 마을의 주인인 나시족의 철저한 물관리로 깨끗이 유지되고 있다.

성안 곳곳에 있는 우물 이름이 삼안정(三眼井)이다.

삼안정은 세 개의 웅덩이를 만들어 아래로 흐르게 해 맨 위는 식수용, 두 번째는 채소 씻기나 설거지용, 세 번째는 빨래용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 불문율이다.

물을 아끼고 깨끗하게 사용하자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수로 주변 꽃 화분 [사진/조보희 기자]

수로 골목을 따라가면 고성 내 중심지인 사방가(四方街)에 닿는다. 넓은 광장이 나타나고 여섯 개 방향으로 골목이 연결된다.

수시로 펼쳐지는 공연

광장에는 수시로 공연이 펼쳐진다.

나시족 복장의 노인들이 전통춤을 추면서 관광객과 어울리고 있었다.

날이 어둑해지면 무희들이 격렬하게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고성의 고즈넉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성안 주민들이 시대 변화에 순응해 가는 현상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반들반들한 돌이 깔린 골목을 걷다 보면 곳곳에 은 제품을 파는 은공방이 들어서 있고, 보이차 상점 진열대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보이차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골목길 공중에 양산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리장은 차마고도의 주요 경로에 있다.

차마고도는 마방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를 이용해 중국 윈난성 남부 푸얼에서 만들어진 차와 티베트의 말을 사고팔기 위해 다니던 교역로다.

윈난 지역은 온난한 기후로 차의 생장에 적합해 지역 소수 민족은 차를 가공하는 방법과 저장, 운송에 탁월한 기술을 보유했다.

반면 육식 위주로 생활하는 티베트 등 시짱고원(西藏高原) 지역 민족은 채소 재배가 어려워 차마고도로 운송되는 차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비타민을 공급받아야 했다.

리장고성의 궁궐 목부 [사진/조보희 기자]

리장 고성의 중심엔 궁궐인 목부(木府)가 있다.

목부는 대대로 나시족을 다스리던 목씨 가문이 사용하던 관청으로 자금성을 본떠 작게 만들었다.

정문 앞에는 호랑이 4마리가 앉아 있는 충의(忠義) 석패방이 서 있다.

궁궐 내에는 시원한 회랑이 좌우로 뻗어 있어 지친 여행자들이 앉아 쉬기에 좋다.

회랑을 따라 뒷길을 올라가면 사자산 정상의 만고루 전망대다.

이곳에선 기와집이 어깨를 맞댄 채 모여있는 리장 고성의 전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800년 역사를 묵묵히 지켜온 마을 풍경은 감동적이었다.

옛 정취가 살아있는 수허고진과 바이사고진

수허고진은 리장 고성보다는 덜 북적이는 곳이다.

나시족이 리장에서 가장 먼저 정착한 마을로, 중심 도로 옆에는 수로가 흐른다.

이 수로의 기능을 발전시켜 후에 리장 고성의 수로가 조성됐다.

마을 중심엔 웅장한 건물인 사방청음이 있다.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는 곳인 듯했다.

바이사고진은 목씨의 기원지로 나시족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후에 그 무대가 리장 고성으로 옮겨졌다.

수허고진 마방 [사진/조보희 기자]

진입로 한쪽에 자수예술원이 있어 자수 작품을 만드는 모습과 대형 자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통 염색을 하는 곳도 있어 빨랫줄에 걸린 다양한 염색 천이 볼거리다.

마을 중심엔 바이사(白沙) 편액이 있는 성문이 있고 성문 앞뒤로 상가가 이어진다.

옥룡 설산과 성문이 잘 보이는 카페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많은 중국 젊은이가 화장한 뒤 전통 복장을 하고 전문 사진사에게 인생 최고사진을 부탁한다.

바이사고진 성문 [사진/조보희 기자]

바이사고진 정문 옆 벽에는 상형문자인 동바문자(東巴文字)가 씌어있다.

동바문자는 나시족이 오늘날에도 사용하는 상형문자로 리장 곳곳 안내문에 한자와 함께 병기되어 있다.

글자 자체가 아름다워 고성을 장식하는 벽화 소재가 되고 있다.

'고대 나시 동바문자 필사본'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벽에 씌어 있는 동바문자 [사진/조보희 기자]

가족 리조트 클럽메드 리장

케이블카를 타고 옥룡설산의 만년설에 닿을 수 있고 역사가 살아있는 리장고성을 걸어서 즐길 수 있는 리장은 가족여행지로 적합하다.

클럽메드 리장은 가족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돋보인다.

리장 싼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서면 클럽메드 리장에서 나온 버스가 투숙객들을 태워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로 데려다준다.

클럽메드는 투숙객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 제공을 모토로 한 '올-인클루시브'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클럽메드 리장은 옥룡설산이 눈 앞에 펼쳐지는 넓은 부지에 기와집 형태의 건물들이 지어진 리조트다.

가족 형태에 맞는 여러 타입의 객실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스포츠와 레저 활동을 할 수 있게 20여 가지의 실내외 활동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이사고진과 2㎞, 리장 고성과 8㎞, 옥룡설산 매표소는 30분 거리에 있다.

로비에서 보이는 옥룡설산 [사진/조보희 기자]

로비의 큼직한 창문을 통해 옥룡설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설산의 자태는 시시각각 달랐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클럽메드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 연령 키즈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어린이들이 어울리고 있었다.

뷔페식당은 리장의 풍부한 식자재를 이용한 나시족 전통 요리뿐 아니라 세계 각국 요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공연을 선보이는 직원들 [사진/조보희 기자]

저녁 식사 후에는 전용 극장에서 직원들이 출연하는 다양한 공연이 투숙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커스 공연과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칵테일 쇼, 가족을 즐겁게 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후에는 신나는 댄스파티가 펼쳐진다.

직원들이 인도하는 춤을 따라 하다 보면 온몸에 땀이 흐르고 엔도르핀이 솟구치는 것 같다.

클럽메드 리장 [사진/클럽메드 제공]

리조트 야외 광장에서 가진 점심 파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나시족 민속 공연, 멋진 풍광, 새파란 하늘을 보며 즐긴 식사는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했다.

야외 피크닉 점심 [사진/조보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5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jo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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