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알 반만 한 뇌 조각으로 만든 고해상도 '3D 뇌 지도'

이병구 기자 2024. 5.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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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쌀알 반만 한 크기의 인간 뇌 조각을 분석해 뇌세포와 신경 연결망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3차원(3D) 뇌 지도'를 만들었다.

1400테라바이트(TB, 1기가바이트의 1024배)에 이르는 전자현미경 이미지 데이터는 구글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결합해 뇌세포와 신경 연결망을 상세하게 나타낸 3차원 지도로 재구성됐다.

협력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체 뇌의 신경망 배선에 대한 고해상도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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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 따라 색으로 구분된 뇌 조각의 6개의 신경세포 층. Google Research, Lichtman Lab 제공

과학자들이 쌀알 반만 한 크기의 인간 뇌 조각을 분석해 뇌세포와 신경 연결망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3차원(3D) 뇌 지도'를 만들었다. 미지의 뇌 기능과 질병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프 리히트만 미국 하버드대 분자 및 세포생물학과 교수팀은 미국 구글 연구팀과 협력을 통해 인간 대뇌 피질의 작은 조각을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고 고해상도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뇌 조각의 3차원 구조를 포함한 연구결과는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인간의 뇌는 매우 복잡한 기관으로 현재까지 신경 회로를 포함한 세포 미세 구조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특히 뇌의 신경 회로 손상은 수많은 뇌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는다.

인간 뇌를 연구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뿐 아니라 뇌 조직 샘플을 구하고 보존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연구팀은 뇌를 상세하게 연구하기 위해 작은 뇌 조각을 분석해 데이터로 만들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전자현미경(EM)으로 뇌전증 환자 수술 중에 채취한 1세제곱밀리미터(㎣) 크기의 인간 측두엽 피질 샘플을 분석했다. 1400테라바이트(TB, 1기가바이트의 1024배)에 이르는 전자현미경 이미지 데이터는 구글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결합해 뇌세포와 신경 연결망을 상세하게 나타낸 3차원 지도로 재구성됐다.

뇌 조각 속에는 약 5만7000개의 세포, 230mm 길이의 혈관, 약 1억5000만 개의 시냅스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연결 지점이다. 연구팀은 "인간 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조직 요소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데이터 분석에서는 한 신경세포가 50개 이상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된 희귀 사례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데이터 세트를 추가 분석하면 이전에 설명되지 않았던 뇌의 다른 특징도 발견될 수 있다"며 모든 데이터 세트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분석과 교정을 위한 도구도 함께 공유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데이터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협력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체 뇌의 신경망 배선에 대한 고해상도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번에 생성된 데이터의 약 1000배에 달하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리히트만 교수의 연구 분야는 개별 세포와 신경 회로의 배선까지 포괄적으로 나타낸 뇌 구조 카탈로그를 만드는 '커넥토믹스'다. 완성된 지도는 과학자들이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뇌 기능과 질병에 대한 통찰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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