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고 선수 일본인, 최고 좌완 일본인, 최고 우완 일본인? 이제 일본이 MLB 지배하나

김태우 기자 2024. 5. 10.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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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로만 뛰어도 리그 최고 공헌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는 개인 세 번째 MVP와 전업 지명타자 MVP라는 역대급 대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이마나가는 시즌 첫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역사는 ‘세계 제일’을 향한 일본 야구의 진지한 도전과도 같았다. 일본에서 최고 성적을 낸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선진문물의 전도사 임무도 하며 일본의 야구 시야를 넓히는 데 크게 공헌했다.

일본은 최근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용되는 훈련 기법과 첨단 장비를 아마추어 야구까지 대대적으로 받아들였다. 예전처럼 많은 훈련을 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식 기술과 일본식 기법을 절묘하게 버무린 자신들만의 방식을 만들어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대활약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29·시카고 컵스) 등은 그런 노력 속에서 탄생한 1세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강훈련을 중시했던 예전의 일본적 방식에서 큰 선수들이 아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 2021년과 2023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오타니는 올해도 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야마모토와 이마나가 또한 쾌조의 페이스로 경력의 발걸음을 뗐다. 이마나가는 지금 당장의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고, 야마모토는 근래 들어 역투를 선보이며 최고 우완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는 뛰지 못하지만 타격으로 충분히 팀에 공헌하고 있다. “타격에만 전념하는 오타니가 어떤 성적을 거둘까”는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았는데 오타니는 ‘리그 최정상급 공격 생산력’이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투수로 공헌하지 않아도 충분히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9~10을 찍을 수 있는 공격력으로 괜히 7억 달러의 사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 중이다.

오타니는 9일(한국시간)까지 38경기에 나가 타율 0.355, 11홈런, 54안타, 27타점, 32득점, 9도루, 출루율 0.425, 장타율 0.678, OPS(출루율+장타율) 1.103이라는 최고의 성적으로 리그 타격 부문 성적표를 리드하고 있다. 첫 38경기에서 26개의 장타를 터뜨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으로 최강 다저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득점권 상황에서 부진하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이런 성적 속에 그런 비판 또한 쏙 들어갔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오타니의 WAR은 2.6으로 팀 동료인 무키 베츠(LA 다저스·3.0),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2.7)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오타니는 수비에서는 기여할 수 없는 지명타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공격 기여도는 리그 제일이다. 오타니의 조정 득점 생산력(wRC+)은 무려 210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200을 넘기는 선수다. 전업 지명타자가 MVP를 수상하는 첫 사례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마나가는 기대 이상의 투구로 현시점 최고 좌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7경기에서 41⅔이닝을 던지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은 0.18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2에 불과하다. 41⅔이닝 동안 43개의 삼진을 잡은 반면, 볼넷은 단 5개만을 내줬다. 1907년 이후 자신의 경력 첫 7경기에서 이마나가보다 낮은 평균자책점, 낮은 볼넷 개수를 기록한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역사적인 출발이다.

▲ 데뷔전에서 악몽을 경험했던 야마모토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고 우완 레이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워낙 구위가 좋고,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낮은 코스를 주로 공략했지만 컵스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여 오히려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는 게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구력은 원래 괜찮았던 투수라 메이저리그에서 위력이 극대화되고 있다. 당장 내셔널리그 신인상 및 사이영상 레이스에 모두 뛰어 들었다.

첫 경기에서 1이닝 5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남긴 야마모토 요시노부 또한 그 뒤로는 안정감을 찾아가며 이제 최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고척돔의 악몽을 제외하면, 야마모토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 7경기에서 41이닝을 던지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영입했던 이유 그대로를 보여준다. 9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가 선정한 현재 선발투수 랭킹에서도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금 흐름이라면 잭 휠러(필라델피아)나 타일러 글래스나우(LA 다저스)와 같은 현존 최고 우완들에도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을 갈아치우고 온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일본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지배가 이제 더 이상 꿈만은 아닌 일이 됐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많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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