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좀비 [책&생각]

최원형 기자 2024. 5. 10.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철학적 좀비'는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가 1990년대에 제기했던 사고실험입니다.

여기서 좀비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말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 등 물리적·화학적 구성과 기능은 인간과 똑같지만 이른바 '내적 세계'만을 결여한 존재를 가리킵니다.

만약 철학적 좀비가 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요? 철학적 좀비가 된다면, 운명처럼 우리를 옥죄고 있는 고통이나 슬픔 등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거리
2008년 자신이 만든 밴드 ‘좀비 블루스’에서 동명의 노래를 하고 있는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의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철학적 좀비’는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가 1990년대에 제기했던 사고실험입니다. 여기서 좀비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말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 등 물리적·화학적 구성과 기능은 인간과 똑같지만 이른바 ‘내적 세계’만을 결여한 존재를 가리킵니다. 애초 이 사고실험은 인간의 생명 활동을 두뇌의 신경과학적 과정으로 해명하려는 ‘물리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됐는데, 이후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며 다양한 논쟁들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에는 이 사고실험을 존재의 도덕적 근거를 따져묻는 데 활용한 철학자 찰스 시워트의 사례가 소개됩니다. 만약 철학적 좀비가 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요? 철학적 좀비가 된다면, 운명처럼 우리를 옥죄고 있는 고통이나 슬픔 등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워트는 바로 그 이유로, 우리 대부분은 철학적 좀비가 되길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그것이 대부분 고통과 슬픔일지라도, 우리는 우리가 이 세상에 닻을 내리고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감정과 감각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증거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에서 우리와 마찬가지인 존재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를 공감할 만한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를 세계에 붙잡아주는 주관적이고, 구체적이며, 정서적인, 즉 한마디로 현상적인 고정임을 뼛속 깊이 느낀다.” ‘내적 세계’는 타인이 어쩔 수 없는 각자의 우주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