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호선 연장’으로 희망 고문했나

경기일보 2024. 5.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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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경기 남부 광역 철도’의 밑그림이 알려졌다. 수원·용인·화성·성남시가 공동으로 수행한 용역의 결과다. 지난해 7월 4개 시가 공동 발주한 것으로 새 노선안을 도출했다. 용역에서 제시된 노선은 2개다. 3호선 수서역에서 판교, 수지, 광교, 봉담을 잇는 것이 1안이다.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시작해 수서역을 거쳐 같은 노선을 지나는 것이 2안이다. 4개 시가 협의를 통해 1개 노선을 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결정한 노선을 4개 시가 경기도에 전달하기로 했다. 신규 철도망 건설 사업 신청은 시•군이 경기도에 신청하고, 경기도가 취합해 국토부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4개 시•군은 이와 별도로 광역철도 사업에 반영해 달라는 공동건의문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내년 7월께 확정 발표된다. 국토부가 이달까지 광역철도 노선 신청을 받는다. 다음 달에는 지자체 건의 사업 설명회가 예정됐다.

새로운 철도망 계획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는 결론은 따로 있다. ‘3호선 연장’의 꿈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제시된 2개 안 모두 ‘연장’이 아니라 ‘연계’다. 승객이 하차해 서울지하철로 갈아 타야 한다. 당초 ‘3호선 연장의 꿈’은 이런 번거로움이 아니었다. 열차 종류도 다르다. 서울지하철은 10량 규모의 중전철인 데 반해 새 노선은 5량 미만의 전철(MRT)이다. 당초 ‘3호선 연장의 꿈’에는 이런 지역 차별도 없었다.

‘3호선 연장’이 경기 남부권에 등장한 건 2020년 즈음이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서 개발 구상이 시작이었다. 성남•용인•수원시가 움직였다. 용인시는 추진팀까지 가동했다. 진척은 없었다. 거대한 차량기지를 마련할 수 없었다. 21대 총선에서는 해당 지역 공통 공약으로 채택됐다. 이재명 지사와 해당 시장들이 협약까지 했다. 역시 결실은 없었다. 이후 차량기지 상부를 복합 개발하는 이른바 오세훈 구상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2022년 지방선거에 또다시 나타났다. 화성시까지 ‘부지 내놓을 듯’ 가세했다. 경기도지사와 4개 시장이 협약을 했다. 그 협약의 결론이 이번에 나왔다. ‘3호선 연장 불가’다. 2022년 공무원은 ‘가능성 없다’고 했다. 용인시가 했던 용역에서 사업성 없다고 나왔다. 서울시가 차량기지를 존치한다고 발표했다. 4개 시 합동 용역이 또 사업성이 없다고 나왔다. 뭐가 더 남아 있는가. 더 고문해도 좋을 희망이 있기는 한 것인가.

새로운 노선 설명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필요한 설명이 있다. 본래 의미의 3호선 연장은 없어진 것인가. 다음에는 공약하지 않을 것인가. 이 답변부터 듣고 다음 주장을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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