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석유기업에 10억달러 기부 요구…규제 철폐 약속" WP

석유업계, 바이든 행정부 친환경 규제에 불만 토로
트럼프, 새로운 해양 시추·빠른 인가·규제 완화 약속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캠프에 10억달러(약 1조3675억원)를 기부하면 석유 관련 규제를 철폐해주겠다는 거래를 업계 리더들에게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사업인 친환경 정책을 뒤집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석유업계에 구체적인 계획을 전하며 지지를 요구한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석유업계 임원 20여명과 저녁식사를 하며 이러한 제안을 내놨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한 임원은 지난해에만 4억달러를 바이든 행정부 로비에 사용했으나 부담스러운 환경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유업계가 자신을 백악관을 돌려보내기 위해 10억달러를 모금해야 한다고 얘기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규제와 정책들을 즉각 뒤집고 새로운 법률 제정도 막겠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석유업계가 막대한 세금과 규제를 피할 수 있기에 10억달러 기부는 일종의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금력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석유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요구하고 나선 모양새다.

실제 두 대선 후보는 기후환경 분야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기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독성 화학물질 제한 등을 위한 100여개의 환경 규제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위기는 사기"라며 재임 당시 125개 이상의 환경 규제나 정책을 완화하거나 철폐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로운 해양 시추를 허용하고 빠른 인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더 큰 이익을 안겨주겠다고 석유업계에 약속했다, 일례로 재임 첫날 바이든 행정부의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동결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또한 멕시코만 석유 시추를 확대하고, 알래스카 북쪽 시추 제한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풍력발전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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