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품 백’ 사과했으나 국민 눈높이에는 못 미친 尹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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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이 여러 번 머리를 숙였지만, 구체적인 현안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답변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어제 "앞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더 자주 갖고 국민에게 설명하고, 미흡한 부분을 솔직하게 말하는 기회를 계속 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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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 대해선 반대 입장 분명히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해야
윤 대통령은 이같이 여러 번 머리를 숙였지만, 구체적인 현안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답변을 내놨다. 민감한 이슈에 대한 세부 설명이 부족했고 의혹의 핵심을 비켜 간 답변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론적인 답변으로, 국민은 윤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체감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질문에는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일단 지켜보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이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안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식으로 국민 공감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60%를 넘는 특검 지지 여론과 야당의 파상적 공세 앞에서 의혹 해소를 위한 전향적인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제2부속실 신설, 특별감찰관 임명 등 재발 방지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 20여 분간에 걸친 대국민 담화 내용도 성과만 나열하는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어제 회견 내용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정기조 변화 의지를 읽어내기는 어려웠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국민이 절망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남은 임기 3년 내내 거대 야당과 맞닥뜨려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국정 동력 확보 돌파구를 열어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이 ‘불통’이미지를 어느 정도 씻어내는 데는 도움이 됐을 것이다. 취임 이후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어제 “앞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더 자주 갖고 국민에게 설명하고, 미흡한 부분을 솔직하게 말하는 기회를 계속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 약속대로 좀 더 진솔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등 돌린 민심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어제 회견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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