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민희진 사태’에 관심 쏠린 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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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아재' 넷이 뭉쳤다.
넷 중 유일하게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지만, 오히려 다른 세 사람이 이들(민희진과 하이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관심도 많았다.
민희진의 기자회견 직후 그의 영상은 인터넷에 밈(Meme·유행)이 됐다.
관련 영상의 조회수는 수십만건을 기록했을 정도로 전 국민이 민희진과 하이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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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아재’ 넷이 뭉쳤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술’을 좋아한다는 것. 이날 이 자리도 각자 증류주 위주로 1∼2종을 가져와서 맛본 뒤 느낀 점 등을 이야기하는 술을 즐기기 위한 자리였다. ‘증류주 시음회’랄까.
버니즈(뉴진스 팬덤)나 아미(BTS 팬덤)처럼 평소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팬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아재 3명은 최근 활동하는 아이돌에 관해 물으면 아는 가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K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민희진’과 ‘하이브’에 대해서 아주 많이 열정적이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민희진의 기자회견 직후 그의 영상은 인터넷에 밈(Meme·유행)이 됐다. 기자회견 영상을 짜깁기해 민희진을 ‘래퍼’처럼 보이게 해 ‘거대 악’과 싸우는 여전사의 느낌을 낸다든지, 뉴진스와 BTS에 대한 루머를 분석한 글이나 영상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영상의 조회수는 수십만건을 기록했을 정도로 전 국민이 민희진과 하이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내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도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이토록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정신과 의사인 지인에게 물어봤다.
“사람들이 힘들수록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는 경향이 있어. 내가 너무 힘드니까 나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남을 탓하고 남의 이야기에 집중해. 시선을 돌리는 거지. 그리고 나도 죽겠으니 같이 죽자는 심보도 있어. 칭찬하는 것보다 비난하는 게 더 쉽고,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도 비슷한 심리야.”
그의 말처럼 요즘 다들 사는 게 힘들어서 시선을 민희진과 하이브로 돌리는 것일까. 만약 그런 것이라면 안타깝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니까.
이복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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