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주관사 ‘뻥튀기 상장’으로 시장 신뢰 하락…칼 뽑은 금감원

김경민 기자 2024. 5. 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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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사 등 주관사의 책임 강화
투자리스크 등 정보 공시 의무화
들쭉날쭉 공모가 평가 기준 개선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돼 한때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었던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는 같은 해 11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나흘 만에 반토막이 났다. 상장 전 증권신고서에서 파두는 2023년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1202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실제 매출액이 2분기 5900만원, 3분기 3억2000만원으로 턱없이 못 미쳤다. 이에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 등이 부실상장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이른바 ‘뻥튀기 상장’으로 기업공개(IPO) 주관사에 대한 신뢰 하락 문제가 이어지자 금감원은 9일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먼저 계약해지 시점까지 주관사의 업무 대가 수취 사항을 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동안 대표주관계약을 해지하면 주관사가 수수료 등을 받지 못하는 영업관행이 있었다. 이 때문에 주관사가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등 발행사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주관사 책임은 강화한다. 기업실사 항목과 방법을 규정화하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주관사를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신고서에도 지배구조를 포함한 투자리스크 등 핵심투자정보의 공시를 의무화한다.

들쑥날쑥한 공모가 평가기준도 개선된다. 지난 8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비교기업 4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31.5배로 공모가가 산출됐는데, 이 기준이 과도하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이에 주관사 자체적으로 추정치와 비교기업 적정성 등 평가요소의 적용기준과 내부 검증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오는 3분기까지 규정 개정 등을 추진하고 4분기부터 주관사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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