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권유로…학교 떠나는 초등학생 늘었다
2890명 중 17% ‘초교 때 자퇴’
2년 전 조사 때보다 8%P 늘어
대안교육·홈스쿨링 목적 많아
고교 땐 ‘심리적 문제’ 가장 커
학교 밖 청소년 중 초등학교 시기 학교를 그만둔 비율이 최근 2년 새 늘어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부모님 권유로 대안교육, 홈스쿨링을 위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고, 고등학교 때는 심리·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많았다. 여성가족부가 9일 발표한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62.2%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20.8%), 초등학교(17.0%)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초등학교 시기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비율은 2021년 9.0%에서 2년 만에 8%포인트 늘었다. 이번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 28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정신적인 문제’(31.4%)가 컸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비율이 37.9%로 높았다. 2021년에는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학교를 떠났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고등학생 43.7%가 코로나19 이후 학업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우울해졌다고 답한 초등학생도 27.0%였다. 초등학생 중에는 홈스쿨링 등을 위해 부모의 권유로 학교를 떠난 사례가 61.3%로 가장 많았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4명(42.9%)은 과거 학교를 그만둔 후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고 응답했다. 3년 이상 은둔 생활을 한 청소년도 0.6%였다. 은둔 이유로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를 꼽은 청소년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신체활동 실천율은 2021년 13.2%에서 2023년 10.8%로 낮아졌다. 마약류 약물을 복용한 경험 있는 청소년은 1.0%였다. 응답자의 69.5%는 학교를 그만둘 당시 검정고시를 계획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지원을 1~10순위까지 정리한 결과, ‘교통비 지원’ ‘청소년 활동 바우처’ ‘진학정보 제공/검정고시 준비 지원’ 등의 순이었다. 스포츠 관람, 문화예술 활동에 쓸 수 있는 ‘청소년 활동 바우처’에 대한 수요는 2021년 7순위에서 지난해 2순위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교육청 등에서 자립수당을 지원받는데, 중앙 정부 차원의 교육수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의 경우 센터 교육 프로그램에 60% 이상 참여할 경우 교육참여수당을 준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교육참여수당 예산을 삭감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지원이 끊기기도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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