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한 '손홍민'… 자주 산책한 길 따라 홀로 20㎞ 달려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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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개가 새끼 12마리를 낳았어요. 그걸 보고 '축구단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서 차두리, 박지성, 김민재, 손홍민 등 이름을 붙였죠. 흥민이가 맞는데 내가 헷갈려서 홍민으로 지어버렸어요. 근데 녀석이 똑똑한 것이 이번에 이름 값 한 것 같아."
윤 씨는 "홍민이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영리했다. 20㎞나 떨어진 집에 찾아왔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홍민이가 나를 너무 좋아해 꼭 다시 만나고 싶어했던 것 같다. 홍민이에게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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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개가 새끼 12마리를 낳았어요. 그걸 보고 '축구단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서 차두리, 박지성, 김민재, 손홍민 등 이름을 붙였죠. 흥민이가 맞는데 내가 헷갈려서 홍민으로 지어버렸어요. 근데 녀석이 똑똑한 것이 이번에 이름 값 한 것 같아."
9일 대전 동구 원동에 거주하는 윤정상(67) 씨는 한 달 넘게 사라졌던 홍민이를 마주한 순간을 회상하며 탄식을 내뱉었다. 안도와 감탄이 교차하는 한숨이었다.
윤 씨는 지난 3일 밤, 41일 동안 찾지 못했던 진돗개 홍민이를 만났다. 홍민이는 풀숲을 헤쳐온 듯 온몸에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었고 다리는 물에 젖은 상태였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그는 "자꾸 주변 지인들이 대전천 인근에 홍민이를 풀어놨냐고 물었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홍민이가 떡하니 서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나는 깜짝 놀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홍민이는 내가 반가웠던지 꼬리를 막 흔들며 안겼다. 나도 참 반가웠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지난 3월 24일 대덕구 목상동에서 열린 '진도견 전람회' 행사에서 홍민이를 잃어버렸다. 태어난 지 11개월 밖에 되지 않은 홍민이는 행사장 분위기가 무서웠던지 꼬리를 축 내린 채 불안해했다. 그러다 어디선가 난 큰소리에 화들짝 놀라더니 윤 씨가 채워둔 끈을 풀고 도망갔다.
윤 씨는 "어느 새 사라지고 없었다. 행사장이 하도 정신이 없어서 처음엔 잃어버린지도 몰랐다"며 "주변을 둘러보고 샅샅이 뒤져봐도 (모습이) 보이지 않길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초등학교 뒤 담벼락을 넘어갔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색이 된 윤 씨는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홍민이 이름을 부르며 구석구석 확인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윤 씨는 유기견 센터와 동구청, 목상동 동사무소 등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비슷한 개가 나타나면 꼭 연락해달라는 메시지만 남긴 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 이후에도 종종 홍민이를 찾으러 갔었다. 잃어버린 자리에 다시 돌아오겠거니 싶어서 기다려봤는데 오지 않더라"라며 "어찌 할 도리가 없으니 그저 누군가 손에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만 들었다. 홍민이 얼굴이 워낙 잘생겨서 예쁨 받으며 잘 큰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홍민이가 대덕구 목상동에서 20㎞ 떨어진 동구 원동으로 스스로 돌아온 것이다. 윤 씨는 홍민이가 자주 산책하던 대전천을 따라 집까지 찾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윤 씨는 "홍민이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영리했다. 20㎞나 떨어진 집에 찾아왔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홍민이가 나를 너무 좋아해 꼭 다시 만나고 싶어했던 것 같다. 홍민이에게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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