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이런일이…" 실종 41일 만에 집 찾아온 반려견 '손홍민'

지난 3일 밤, 집 밖이 시끄러워 마당을 나가본 윤정상(67) 씨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41일 전 잃어버린 반려견 홍민이가 집 마당에서 꼬리를 흔들며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었다니까요. 우리 홍민이가 제 발로 집까지 찾아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으니까요".

지난해 4월 태어나 이제 막 한 살을 넘긴 진돗개 '손홍민'은 윤씨가 제일 아끼는 반려견입니다.

윤 씨는 홍민이가 어려서부터 다른 반려견보다 똑똑하고 잘생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던 윤 씨는 반려견 이름을 축구선수 이름을 따서 지어줬는데, 그중 제일 똑똑했던 홍민이에게는 손흥민 선수와 비슷한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24일 윤 씨는 가장 아끼던 홍민이를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곳은 거주지인 대전 동구에서 20㎞ 떨어진 대덕구 목상동으로 차로는 35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당시 윤 씨는 홍민이와 '진도견 전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태어난 지 11개월이 됐던 홍민이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행사장에서 윤 씨가 채워둔 끈을 풀고 도망갔습니다.

홍민이가 사라진 것을 알고 윤 씨는 행사장과 행사장 근처 산길, 동네를 다 뒤져봤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유기견센터와 대덕구청, 목상동사무소, 마을 주민들에게 수소문을 해봤지만 어떠한 소식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내내 홍민을 찾기 위해 목상동을 돌아다녀도 홍민이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홍민이 실종 한 달이 지나고 반쯤 마음을 비우던 찰나에 거짓말처럼 홍민이가 윤씨 앞에 나타났습니다.

41일 만에 윤 씨를 재회하게 된 홍민이는 꼬리를 흔들며 윤씨 품에 안겼습니다.

당시 홍민이는 풀숲을 헤쳐온 듯 몸에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었고 다리는 물에 젖은 상태였습니다.

다친 곳은 없었고 굶지는 않았는지 체형도 그대로인 모습을 보고 윤 씨는 안도했습니다.

윤 씨는 홍민이가 본인과 자주 산책하던 대전천을 따라 집까지 찾아온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윤 씨는 아무리 개가 영리하다고 해도 어떻게 40여 일 만에 집을 제 발로 찾아올 수 있는지 홍민이가 기특하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윤정상씨 제공, 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