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28년 노력 끝에 유럽 수출한다

삼계탕. /뉴스1

우리나라 대표 보양식 삼계탕이 유럽인 밥상에 오른다.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우리나라 닭고기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절차를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1996년 EU에 우리나라 삼계탕 등을 수입해달라고 처음 요청한 지 28년 만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검역본부는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EU 삼계탕 첫 수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삼계탕 8.4t(톤)이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선에 실렸다. 이날 수출된 삼계탕은 전부 독일로 수출한다. 정부는 수출국을 점점 넓혀 27개 EU 회원국에 삼계탕 외에도 냉동 치킨, 닭고기 만두, 닭고기 볶음밥 등 우리나라 닭고기 제품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삼계탕을 먹고 싶은 유럽인은 우리나라 제품을 구입해 집에서 데워 먹기만 하면 된다. 이번에 수출되는 삼계탕이 가열 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조리 식품이기 때문이다. 한식당에 방문하거나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먹지 않아도 한국 보양식을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닭고기 제품 수출액은 총 1967만달러(약 269억원)다. 주로 미국, 대만, 홍콩, 일본 등에 수출됐다. 향후 27개 EU 회원국에 수출이 확대되면 우리나라 닭고기 제품 수출액은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

정부는 1996년 처음으로 EU에 우리나라 삼계탕 등을 수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EU는 이를 거절했다. 당시 국내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제도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HACCP 제도 등을 도입한 뒤 지난 2013년 양측이 협상을 재개했고, 약 10년 동안 기업 심사·현지 검증 등 절차를 거쳤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삼계탕이 EU에 수출된 것은 그간 축산농가, 식품업계, 정부가 긴밀히 소통해 까다로운 해외 규제를 해소한 민관 협력의 성과”라며 “삼계탕뿐만 아니라 다양한 케이(K)-푸드가 더 많은 국가에 수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