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OOO’…만들어는 놨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예능판 멀티버스’[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4. 5. 9. 17: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NA 새 예능 ‘눈떠보니 OOO’ 포스터. 사진 ENA



이상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은 연신 제작진을 보며 “어떻게 해야 돼?”라고 되뇌고 있고, 제작진은 출연자들을 보며 “나도 잘 모르겠어”를 연발한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지만, 또 그들 마음대로는 안되는 세계. ‘눈떠보니 OOO’이 펼쳐놓은 새로운 세계관이다.

ENA의 새 예능 프로그램 ‘눈떠보니 OOO’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첫 방송 되는 프로그램은 ‘코미디 빅리그’를 연출한 안제민PD와 ‘대탈출’에 참여했던 김정선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형식은 어딘가 본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형식이다.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회귀물’의 서사를 예능적으로 해석했다.

방송인 조세호(왼쪽부터), 가수 이창섭, 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김동현, 가수 권은비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NA



누구나 다른 차원, 다른 세계의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지금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인 이 ‘회귀물’의 형식을 통해 알려진 출연자들이 지금의 장소나 직군이 아닌 전혀 낯선 곳에서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과정이 줄거리다.

첫 회부터는 두 명의 출연자가 등장한다. 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김동현은 베트남 하노이의 인력거꾼이 된다. 그는 격투기 경기를 하는 복장 그대로 하노이 한복판에 떨어지는 설정을 보여준다. 그는 다짜고짜 일을 종용하는 현지인 선배를 만나고, 갑자기 길도 모르고 말도 모르는 하노이 거리를 누빈다.

‘워터밤 여신’으로 유명한 가수 권은비는 대만 타이베이의 한 예술고 여고생이 된다. 수업시간 단잠에 빠졌다 일어난 그는 모르는 말과 모르는 장소에서 자신이 이 학교의 학생이라는 사실을 지갑 속 학생증을 통해 알게 된다. 그는 이 동급생들과 수업도 같이 받고, 졸업사진도 함께 찍는다.

ENA 예능 ‘눈떠보니 OOO’ 1회 주요장면. 사진 ENA



김동현은 “일도 같이하고, 현지인의 집에도 지내면서 모두가 ‘리얼’로 움직이며 당황하기도 한다”면서 “앞에 있는 제작진도, 출연자도 당황한다. 얼떨결에 상황이 계속 흘러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적응하는데 그런 과정이 리얼하게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은비 역시 “대만의 예고에서 촬영했던 학생들은 진짜 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었다. 적응하려고 하니 나이나 언어, 문화의 차이가 있었다. 진짜로 적응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면서 “연기나 댄스수업도 했지만, 진짜 그날 찍었던 졸업사진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이 삶을 살아본다는 틀은 제작진에서 만든 세계였지만, 그 안의 상황은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안제민PD 역시 “모든 상황이 제작진에서 통제할 수 없었기에 계속 돌발상황이 생겼다”면서 “지금까지 연출한 프로그램 중 가장 출연자들이 PD를 보며 ‘어떡해요’ 하면서 많이 쳐다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조세호(왼쪽부터), 가수 이창섭, 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김동현, 가수 권은비, 안제민PD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NA



그러면서 “저 역시도 가장 많이 ‘모르겠다’라고 말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전했다.

지금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회귀물’의 설정을 따왔다. 연출자 역시 ‘내 남편과 결혼해줘’나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 속에 “빨리 기획을 진행하고 싶었다”고 말한 프로그램이다. ‘회귀물’에 리얼리티를 더한 구성.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제작진에서 만든, 하지만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는 또 다른 ‘평행세계’ 그 진가를 담은 ENA ‘눈떠보니 OOO’은 9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