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1분기 축포 쐈다…케이·토스뱅크에 쏠리는 눈

정윤성 기자 2024. 5. 9.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분기 당기순이익 1112억원 기록…지방은행 맹추격
2927억원 충당금 쌓은 케이뱅크…1분기 반등할까
중저신용대출 비중 완화 긍정적…토스뱅크 수익성 관심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카카오뱅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동종업계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1분기 실적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특별한 악재가 없었던 만큼 인터넷은행이 판도를 뒤흔들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11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19억원) 대비 9.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론 역대 최대다. ⓒ카카오뱅크 제공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11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19억원) 대비 9.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론 역대 최대다.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과의 순이익 격차도 140억원까지 좁히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가 1분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선 인터넷은행이 공통적으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경우 홍콩 ELS 충당부채로 1분기 1조3234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인식하며 순익 감소를 면치 못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경우 홍콩ELS 판매 배상과 관련한 이슈가 전혀 없다.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영향도 없다. 은행들이 향후 부동산 PF 부실 등에 대비해 미리 돈을 쌓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특히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의 경우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2748억원으로 전년 동기(2132억원) 대비 29% 증가하면서 순익 악화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목표 비중 제한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향후 3년 동안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현재 3사 대출 비중 수준인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낮췄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차주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 중저신용대출을 늘리면 건전성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포용금융 차원에서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대출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한층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해진 셈이다.

케이뱅크 사옥 ⓒ케이뱅크 제공

부실 미리 털어낸 케이뱅크…대환대출·코인 효과도 보나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전년(836억원) 대비 약 85% 가량 실적이 후퇴했다. 경기변동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2927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다. 이에 따른 건전성 개선과 더불어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환대출 플랫폼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주담대 갈아타기'가 본격 개시되자 주담대 금리를 연 3%대 초중반으로 유지하며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월 대환대출 서비스로 케이뱅크에 유입된 주담대는 391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후 2달 가량 유입이 더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추가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대환대출은 카카오뱅크의 이번 실적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여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한 4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0%였던 신규취급 주담대 대환 비중이 62%까지 높아지면서 대출을 확대를 이끌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케이뱅크도 효과를 볼 것이란 관측이다.

1분기 코인 시장이 호황이었던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코인 호황기였던 2021년 케이뱅크가 업비트에게서 받은 수수료는 292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한참 상회한다. 지난 2~3월 업비트 거래대금이 일 평균 10조원 안팎으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입출금 건당 수수료를 챙기는 케이뱅크 입장에선 호재다. 

토스뱅크 ⓒ연합뉴스

무서운 성장세 토스뱅크…건전성·수익성 관건

반면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는 토스뱅크는 대환대출 덕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으로 여겨져 온 건전성 관리 여력을 확보했고,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손실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는 만큼 올해를 연간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걸림돌로 여겨진 건전성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연체율은 전년보다 0.60%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하며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저신용대출 목표 비중이 조정되기 전, 비중을 44%까지 확대해야 했던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해 말 기준 31.54%의 중저신용 비중을 달성하면서 당국 목표치에 근접한 만큼 관리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주담대 없이 12조4000억원의 여신 잔액을 확보하며 케이뱅크(13조8000억원)와의 격차를 줄였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 중 주담대가 5조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성장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한 전월세대출 실적에 따라 이자이익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경쟁력을 얼마나 활용했을지도 관심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출범 2년6개월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하며 플랫폼으로서 장점을 보인 바 있다. 파격적으로 선보인 외화통장 계좌 수도 100만 좌를 넘어섰다. 이 같은 행보가 수익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