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고칠 수 있다”… 노인들 속여 하루에 4억씩 번 中 인플루언서

정아임 기자 2024. 5. 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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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성분이 들어있다고 속이고 가짜 제품을 판매한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더우인

중국의 한 피부 연구원이 자신의 아픈 어머니에게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거짓말로 제품을 판매한 유명 인플루언서에 대해 폭로했다.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화(Huahua)라는 별명을 가진 피부 연구원은 암에 걸려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 수술을 위해 20만 위안(약 3800만원)을 빌렸다. 그의 어머니가 인플루언서 장치(Zhang qi)에게 속아 항암 제품을 사면서 지금까지 모아둔 돈을 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동부 장쑤성 출신 유명 인플루언서인 장치는 그간 이 제품에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성분이 있다고 홍보해왔다. 그는 이 제품을 팔아 100만명의 팔로어를 얻었다. 주된 시청층은 노인들이었고, 그는 의학적 지식한 부족한 이들을 속여 제품을 판매해왔던 것이다.

화화는 지난달 19일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에 2분 30초짜리 영상을 올리고 “우리 엄마에게 사기 치지 말라”며 장치를 향해 말했다. 화화는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 죽음에 대한 노인들의 두려움을 이용했다. 이건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장치는 해당 제품이 질병을 예방하고 심장 질환과 자궁경부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험도 진행했다. 장치는 실험에서 액체에 알코올을 붓고 휘저은 뒤 젤라틴 같은 물질을 퍼내며 “우리 제품에는 영양가 있는 콜라겐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들을 위해 이 제품을 사야 한다. 남은 생애 동안 건강하고 안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는 인류를 이롭게 하기 위해 이 제품을 판매한다”고 했다.

자신의 어머니를 속이지 말라며 소셜미디어에 경고 영상을 올린 화화. /더우인

다른 영상에서 장치는 그가 소유한 고급 자동차 두 대와 빌라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암을 치료하는 이 제품을 팔면 하룻밤에 200만 위안(약 3억8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피부 연구원인 화화는 장치가 판매한 항암 제품을 조사한 결과,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화화는 장치가 진행한 실험에 액체 혼합물을 농축시키는 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우리 엄마도 마비된 사람을 걷게 한다는 제품을 구입했다. 그녀를 설득할 수 없었다” “진짜 양심 없이 돈을 버는 사람이다. 심지어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에도 위협을 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장치의 더우인 계정 게시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중국에서는 허위 광고를 하면 최대 2년의 징영형과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허위 건강 보조 식품을 판매하는 범죄가 노인들 대상으로 잇따르고 있다. 작년에는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보충제를 더우인을 통해 홍보했다. 이들은 다른 약물이나 인슐린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통해 노인들로 구성된 약 7만8000명의 팔로어를 모았다. 이후 중국 당국은 이 제품이 효능이 없다고 밝혔고, 관련 계정들을 모두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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