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5G 성장둔화 AI로 돌파한다
'그로스 리딩 AX컴퍼니' 목표
LG유플러스가 5G 성장 둔화에 대응해 인공지능(AI)과 B2B 사업 확장으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으로 인한 비용과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영향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기업용 인프라 부문 성장으로 매출은 소폭 늘었다. 전기차 충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비통신 부문에서 성과를 키우고,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77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1% 줄었다. 단말 매출을 제외한 서비스 매출은 2조8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LG유플러스 측은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으로 인한 비용 반영과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마케팅비용 상승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은 54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3% 늘었다. 설비투자(CAPEX)는 같은 기간 25.9% 줄어든 3849억원을 집행했다.
모바일 부문 가입 회선은 늘었지만,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동통신(MNO) 가입회선은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1923만4000개, 알뜰폰(MVNO) 가입회선은 같은 기간 61.8% 늘어난 703만4000개였다. 다만, ARPU는 2만456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저ARPU인 알뜰폰과 사물인터넷(IoT) 회선 비중이 커진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5G 보급률은 전체 가입자 중 65.7%를 기록하면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IDC, AICC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올 1분기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405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AICC, 스마트 모빌리티 등 솔루션 사업은 1220억원으로 같은 기간 19.8% 늘었다. IDC 사업 또한 같은 기간 11.7% 성장한 855억원을 기록해 5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뤘다. IPTV, 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6117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사업 부문에서 3년 내 전기차 충전 시장 톱3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자회사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사업을 양수받아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도 마무리됐다.
차세대 서비스로는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하면 결제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플러그 앤 차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3월 말 기준 1700여개 충전소에 8600개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CRO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합작법인은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구축해 3년 안에 전기차 충전 톱3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미래의 전기차 충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AI는 원천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집중하기보다 고객 가치를 파악해 서비스로 신속하게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 LG AI 연구원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 특화 sLLM '익시젠'을 출시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성준현 LG유플러스 AI·데이터프로덕트 담당(상무)은 "초거대모델 엑사원을 중심으로 오픈 AI, 구글 제미나이 등 외부 기술을 더해 멀티 LLM인 익시젠을 상용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사내 고객센터, AICC, B2B·구독형 사업, IPTV 등 전 서비스에 AI가 스며드는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로 낙점한 파주 IDC는 생성형 AI 전용 GPU 운영·관리에 최적화된 'AI 데이터센터'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여명희 전무는 "올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 신사업 등 전 사업 영역에서 AI 기반 AX를 통해 더 큰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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