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계획했던 LH의 건설사 토지 매입, 신청은 545억원 그쳐

LH 진주 본사./뉴스1

정부가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추진했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업 토지 매입 정책의 실적이 당초 목표치의 2.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5~26일 건설업계 토지 매입 1차 접수에 6개 사업장, 가격 기준으로 545억원어치 신청이 들어왔다. LH가 땅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에는 3건(90억원)이 접수됐고, LH가 신용을 보강해 사업을 재개한 후 추후 상황이 어려워지면 다시 매입해주는 매입확약 신청은 3건(455억원)이었다.

정부는 지난 3월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LH를 통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최대 3조원 규모 토지를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1차로 2조원어치를 매입할 계획이었는데 신청액은 2.7%에 그친 것이다.

LH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건설업계 보유 토지를 매입했는데, 총 3조3000억원어치 신청이 몰렸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LH의 토지 매입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건설업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IMF나 금융위기 때만큼 사정이 어렵지 않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토지 매입 가격 상한선을 ‘공시가격의 90%’로 제한한 점과 정부에서 PF 시장 정상화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참여를 망설이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LH는 1차 접수된 토지를 대상으로 서류 및 현장 조사를 거쳐 내달 매입 적격 토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실제 가치보다 가격을 너무 높게 써 낸 토지는 여기서 탈락할 수도 있다. LH는 또 하반기 중 추가 토지 매입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