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보양식 삼계탕, EU 첫 수출…수입 요청 이후 28년 만
국내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이 유럽연합(EU)에 수출된다. 한국 정부가 1996년 삼계탕 수입을 요청한 이후 28년 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9일 부산항에서 삼계탕의 EU 수출 기념식을 열고 ㈜마니커에프앤지, ㈜하림 등의 삼계탕 간편식 8.4톤을 독일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삼계탕은 독일을 통해 27개 유럽 국가에 수출되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현지인들이 한국산 삼계탕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1996년 10월 EU에 삼계탕 수입 허용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내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미운용 등 EU가 요구하는 수준을 갖추지 못한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빈번하게 발생해 1998년 협상이 중단됐다.
정부는 EU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국내 고병원성 AI 예찰·방역 체계를 개선하고, 축산물의 생산과 판매 등 전 과정에 걸쳐 해썹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법적인 체계를 마련했다.
2013년 4월 정부는 EU에 삼계탕 수입 허용 절차 재개를 요청했다. 2020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EU 회원국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된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산 삼계탕의 EU 수출이 조속히 허용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12월 EU와 열처리 가금육 제품에 대한 검역위생 협상 절차를 마쳤다.
지난해 삼계탕과 냉동치킨 등 국내산 열처리 가금육 제품은 미국, 일본 등 28개국에 수출됐고, 수출액은 2037만달러(삼계탕 1660만달러)다. 정부는 삼계탕을 포함한 열처리 가금육 제품이 EU 회원국으로 수출되면 연간 수출액이 점진적으로 약 2000만달러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하는 냉동치킨, 만두, 볶음밥 등 다양한 식품이 EU에 추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K-푸드 수출액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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