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배 올랐다…반도체 뛰어 넘은 AI 수혜주는?

서진욱 기자 2024. 5. 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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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급등하는 전선주, 실제 실적 수혜는 따져봐야
[편집자주] 미래를 이끄는 테크 기업의 오늘을 전합니다.

통신케이블. /사진=대한전선.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업종은 반도체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가 급등하면서 세계 시가총액 3위로 떠올랐고, 반도체 시장 전반의 호재로 번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주가도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 상승률만 놓고 보면 전선은 반도체를 뛰어넘는 AI 수혜 업종이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주요 전선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세 역시 전선주 랠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직접적인 실적 수혜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일부 종목에서 과열 신호가 포착된 점을 주의해야 한다.

2배 넘게 오른 전선주…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효과
올해 전선 관련 종목 주가 등락률. /그래픽=이지혜 기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선주로 분류되는 일진전기와 가온전선, 대원전선, 대원전선우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주가가 100%(2배) 넘게 올랐다. 대원전선이 250%로 가장 높았고 대원전선우 194%, 가온전선 140%, 일진전기 108% 순이다.

LS에코에너지 57%, LS 55%, 대한전선 39% 등 전선 기업들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 상승한 데 그친 점과 비교하면 뛰어난 성과다.

AI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전선주의 급등세를 이끌었다. 전선은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의 핵심 부품이다.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은 전선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졌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폭증 전망도 전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전망. /그래픽=이지혜 기자.


최근 미국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2028년까지 1000억달러(136조원), 아마존은 향후 15년간 1500억달러(204조원)를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자할 방침이다. 구글은 10억달러(1조3635억원)를 투자해 영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매출 기준)를 3441억달러(470조원)로 추산하면서 2028년에는 4387억달러(59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27% 커진다는 예측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국내에 건설될 예정인 신규 데이터센터는 637곳에 달한다. 전체의 86%인 550곳이 수도권에 지어질 예정이다.

달리는 구리 가격도 호재로… "수익성 영향 예측 어려워"
구리 가격. /그래픽=이지혜 기자.

전선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의 오름세도 전선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KOMIS(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LME(런던 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전날 t당 984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구리 가격은 16% 올랐다.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충 등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진 결과다. 최근 미국 정부는 5년간 10만마일(16만)에 달하는 송전선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력망 개선 계획을 발표하며 구리 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전선업계는 대부분 납품 계약 시 구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적용한다. 따라서 구리 가격 상승은 계약 규모가 커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수익성 측면의 변동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전선 발주와 생산까지 1개월 정도 시차가 존재해 구리 가격 변동에 따른 판가 및 원가 구조 변동을 따져봐야 해서다.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로 주가가 급등한 만큼 추가 계약 수주와 실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력 수요 증가로 구리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발주 시점과 생산 시점 모두에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발주 시점 대비 생산 시점의 구리 가격이 더 높다면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구리 가격 상승이 매출 확대는 보장할 수 있으나, 이익 측면에서는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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