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세대 낸드 솔루션으로 AI 리더십 이어간다
성능 대폭개선·수명 40%↑…3분기 양산 돌입
SK하이닉스가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맞춤형 모바일 낸드솔루션 제품을 통해 AI향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대응에 나섰다. 초고속 플래시 메모리인 UFS를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한 'ZUFS(Zoned Universal Flash Storage)'다. 스마트폰과 PC에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ZUFS는 올 3분기 양산을 시작해, 낸드 사업 성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 전용 낸드 개발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용 모바일 낸드 솔루션 제품인 'ZUFS 4.0'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온디바이스 AI는 물리적으로 떨어진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기기가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기 때문에 AI 기능의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ZUFS 4.0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메모리다.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UFS)의 데이터 관리 효율을 향상시켰다.
기존 UFS가 데이터를 공간 구분 없이 동시에 저장했다면, ZUFS는 여러 데이터를 용도와 사용 빈도 등 기준에 따라 각각 다른 공간(Zone)에 저장한다. 유사한 특성의 데이터를 동일한 구역에 저장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데이터별 특성에 따라 관리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OS의 작동 속도와 저장장치의 관리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를 통해 ZUFS는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 스마트폰 앱 실행 시간을 기존 UFS 대비 약 45% 향상시켰다. 또 저장장치의 읽기·쓰기 성능 저하 정도가 UFS 대비 4배 이상 개선돼 제품 수명도 약 40%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초기 단계 ZUFS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 협업을 통해 '제덱(JEDEC,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규격에 적합한 4.0 제품을 개발한 상태다. ZUFS 4.0은 오는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 향후 글로벌 기업들이 내놓을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이다.
D램 이어 낸드도 'AI'로 잡는다
SK하이닉스는 ZUFS 4.0을 통해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이어 낸드에서도 AI 메모리 시장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지난해 AI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 D램과 달리, 낸드는 AI향 수요에서 비켜나며 오랜 부진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저장방식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작은 공간에도 많은 저장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낸드의 장점이 AI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도 올 1분기 프리미엄 제품인 엔터프라이즈 SSD의 판매 비중 확대와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높은 ASP 상승률 덕에 흑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이 본격 성장세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낸드솔루션개발 담당(부사장)은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하반기 업계의 제한적인 공급으로 시작된 가격 상승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세트 업체들의 구매가 늘어나 낸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 개인소비 수요가 본격 회복되면 이러한 이익 개선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품 믹스와 라인업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증가하는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PC향 PCIe Gen5 클라이언트 SSD 제품 등 온디바이스 AI 수요에 대비한 제품도 활발히 선보이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전략이다.
이날 안 부사장은 "내년에는 PC·모바일 온디바이스 AI향 제품 채용이 늘며 개인 기기용 낸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매출과 이익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ZUFS 개발도 이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PC, 모바일 등 온디바이스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구상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PC) 출하량은 작년 2900만대에서 올해 3억대로 1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고성능 낸드 솔루션을 적시 공급하는 한편,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1등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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