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도 뇌 질환…전자약으로 치료한다

문세영 기자 2024. 5. 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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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은 신체에 전자기적인 자극을 가해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전자장치다.

전자약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tDCS)'이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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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병원에서 경두개직류자극을 처방하면 재택 치료가 이뤄지며 의사가 순응도를 모니터링해 다음 처방을 내리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전자약은 신체에 전자기적인 자극을 가해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전자장치다. 전자약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tDCS)’이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루 30분 사용만으로 뇌 기능 조절에 도움이 됐다.  

서울성모병원은 김대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안국진 영상의학과 교수, 정조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클리닉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이 있는 20대 남성 22명을 경두개직류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9일 밝혔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두피에 부착된 플러스·마이너스 전극으로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술이다.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우선적으로 조절하고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해 뇌 내부의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뇌 기능을 조절한다. 

이번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전기적 자극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해진 방법과 일정에 따라 하루 30분 2주간 자가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치료 전후 촬영한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영상에서 치료군은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했고 자기조절능력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는 의미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중독 장애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 문제라기보다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는 일종의 뇌 질환이다. 즐거운 행위에 대한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보상체계가 변해 갈망은 증가하나 판단이나 계획, 자기 통제 등 인지기능 조절 능력은 감소해 중독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중독 장애를 치료하려면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아직 중독을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특히 게임 중독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어 심각성을 인지하기 어렵지만 미국정신의학회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부터 게임 장애를 중독성 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게임 중독 치료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경두개직류자극이 게임 중독의 새로운 치료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비침습적이며 스마트폰의 1/1000 수준인 최대 2밀리암페어(mA)의 전류량과 킬로그램당 약 0.001와트(W)의 전자파 노출로 인체 위해성 및 부작용 우려도 크지 않다. 크기는 작고 작동 방법은 단순해 치료 편의성 또한 높다. 

정 교수는 “200개 이상의 선행 연구를 종합해보더라도 전극 부착 부위의 따가움이나 열감 등 일시적 불편감 외에는 경두개직류자극의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적은 여타 중독 환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다양한 중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동저널’에 지난달 9일 온라인 공개됐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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