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독도 잘 쓰면 약, 우울증과 불안 치료한다

홍아름 기자 2024. 5. 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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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毒)도 잘 쓰면 약(藥)이 된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연구진은 8일(현지 시각) 콜로라도강 두꺼비 독에 든 환각 성분이 우울증과 불안을 치료하는 데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두꺼비 독 성분이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뇌의 신경 회로를 재설정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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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연구진, 독의 환각 작용 없애고 약제로 사용해
콜로라도강 두꺼비. 미국 과학자들이 두꺼비 독으로 우울증과 불안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위키미디어

독(毒)도 잘 쓰면 약(藥)이 된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연구진은 8일(현지 시각) 콜로라도강 두꺼비 독에 든 환각 성분이 우울증과 불안을 치료하는 데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멕시코 북부와 미국 남서부에 서식하는 콜로라도강 두꺼비(학명 Incilius alvarius)는 눈과 등의 분비샘에서 디메틸트립타민(DMT)계 화합물을 분비한다. DMT는 환각버섯의 주요 성분인 ‘실로시빈’과 마약인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와 구조와 기능이 비슷하다.

연구진은 LSD나 실로시빈이 환각을 유발하는 동시에 불안과 우울증 증상을 완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LSD, 실로시빈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수용체와 상호 작용한다. 연구진은 유사한 구조를 가진 DMT 역시 우울, 불안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먼저 두꺼비가 분비한 DMT 화합물을 변형해 환각 효과를 차단했다. 이후 스트레스와 우울증 징후가 있는 쥐에게 변형한 화합물을 투여하자 식욕이 증가하고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불안과 우울증이 감소한 것이다. 연구진은 두꺼비 독 성분이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뇌의 신경 회로를 재설정했다고 해석했다.

오드리 워런 마운트 시나이 병원 연구원은 “쥐와 인간은 뇌 수용체가 비슷한 만큼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을 위한 새로운 항우울제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약제를 개발하기 전에는 두꺼비를 핥거나 독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꺼비 독의 DMT가 환각과 함께 구토, 발작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마약단속국(DEA)은 DMT를 중독성이 가장 강한 1급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콜로라도강 두꺼비가 분비하는 독의 환각 성분을 노리는 사람들이 나오자 2022년 소셜미디어에 “두꺼비 핥지 마세요”라는 이색 경고문까지 올렸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8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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