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K라면의 인기 속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이슈는? [삼정KPMG CFO Lounge]

마켓인사이트 2024. 5.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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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정현진 삼정KPMG 소비재유통산업본부 전무
이 기사는 05월 08일 13: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현진 삼정KPMG 소비재유통산업본부 전무

세계는 지금 한국 라면에 열광하고 있다. 미국 내 4,700여 개에 이르는 월마트에서는 익숙한 한국 라면이 메인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고, 특정 제품은 품절 대란으로 품귀 현상도 보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가게에서는 증가하는 한국 라면의 수요에 대응해 '한강 라면'을 구현할 수 있는 즉석 라면 조리기계까지 설치되어 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라면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고물가현상과 K콘텐츠의 인기가 있다. 고물가로 인해 글로벌 소비자들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간편식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유통망 확대로 높아진 제품 접근성 등의 복합적인 성과로 보인다. 국내라면 전체 생산액은 2023년 전년대비 17.2% 확대된 2조 9,21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한 해 동안 K라면은 역대 최다 국가인 132개 국가에 수출되었고, 수출액은 9억 5,200만 달러로 중형 휘발유 승용차 약 5만 3,000대 수출 분량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한 전략 강화

해외 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은 호황 국면을 맞이했다. 기업들은 일시적인 호황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주요 수출국에 현지 법인과 생산공장을 설립해 해외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해 효율성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3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해외 사업에 주력하며 성장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 동사는 권역·국가별 맞춤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주요 할랄인증기관(KMF, MUI 등)의 공식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을, 미주 시장에는 토마토 파스타맛, 하바네로 라임맛 등 현지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심은 미국 내 현지 생산 공장 설립 및 대형 유통망을 우선 확보하는 전략으로 시장 내 입지 확대에 힘쓰며, 오랜 기간 미국 라면 시장 내 1, 2위를 기록 중인 일본의 닛신푸드(Nissin Foods)과 토요스이산(Toyo Suisan) 등 글로벌 대표 라면 브랜드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이종 업계와의 치열한 라면 경쟁 속, 차별화된 제조기술력으로 경쟁력 도모

내수 시장에서는 라면 신제품 출시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면서 경쟁 구도가 기존 전통 라면 제조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유통산업 및 식품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과 같은 주요 유통업계는 기존 보유한 유통망과 PB(Private Brands) 사업 전개 노하우를 활용해 ‘PB라면’ 비즈니스 확대에 나섰다. 교촌에프앤비와 하림 등 주요 식품·외식업체도 각 사가 보유한 식품 제조 기술력을 라면에 응용·접목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포지셔닝하며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편 라면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취향이 날이 갈수록 파편화되면서 기업들의 제품 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라면보다 새로운 맛을 찾는 행태가 관찰되고, 라면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스테디셀러 제품과 함께 프로슈머(Prosumer) 레시피를 그대로 반영한 신제품 등으로 기존 수요자와 신규 수요자를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내세운다. 유명 식당, 유명 쉐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도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기업도 보인다. 최근 식품업계에 확산하고 있는 웰니스 기조에 대응해 저칼로리인 건면, 고품질 천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건강 라면으로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이제는 피크아웃을 대비한 미래 성장동력 모색이 필요할 때 

한국 라면이 처음 출시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 주요 기업들은 역사상 가장 화려한 라면 시장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은 경쟁력을 지속 제고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라면 시장의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둔화)을 대비해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라면 기업은 맛뿐만 아니라 원료, 면발 등 제품의 전반적인 요소와 관련된 제조 기술 역량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요소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제조 기술력과 더불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의 제조 방식 도입도 고려 가능하다. 스마트 팩토리는 유연하고 신속한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다품종 대량생산을 실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기존의 자동화 공장과 달리 AI가 실시간으로 설비, 재료, 재고 상태를 자율 판단하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세분화되고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앞으로의 제조 기술 고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점진적으로 다각화하며 라면 위주의 수익구조를 완화하고,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여 미래의 생존 역량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존 라면 비즈니스와 연관된 소스류, HMR(가정간편식) 카테고리는 제품 개발 경험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로 경쟁력 확보에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 시장 주요 트렌드 / Source: 삼정KPMG 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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