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군 데뷔 못하고 은퇴’ 심세준 센텀중 감독 “나는 돌아왔지만 제자들은 지름길로 가길”[우수중 초청 인제 야구]

김세훈 기자 2024. 5. 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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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중 심세준 감독이 강원도 인제야구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나는 돌아왔지만 제자들은 지름길로 가게 만들고 있다.”

고생한 사람은 고생이 무엇인지 안다. 뒤늦게 정신차려도 시간은 흘러가게 마련. 자신이 못다 이룬 꿈, 자신이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은 건 인지상정이다.

부산 센텀중학교 야구부 심세준 감독(42)은 최근 강원 인제에서 끝난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에서 “나는 3수 끝에 26세 때 비로소 프로야구 신인이 됐고 끝내 1군 데뷔도 못했다”며 “학생 선수들에게 목표의식, 희망을 확실하게 불어넣어 스스로 노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 심 감독은 2008년 롯데에 지명됐고 이후 경찰 야구단 창단 멤버가 됐다. 심 감독은 “이후 프로 생활 3년 반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은퇴했다”며 “내가 잘못한 걸 학생들이 겪게 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이렇게 하면 잘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한다”며 “희망은 어린 선수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연료”라고 덧붙였다. 심 감독은 부산이 고향이다. 센텀중학교 야구부는 2011년 창단됐고 심 감독은 창단 감독이다.

센텀중 김태율이 4일 강원도 인제군 야구장에서 열린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 평택BC와 경기에서 홈런을 날리고 홈으로 들어와 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심 감독은 중학교 시절에는 야구를 “예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감독은 “어릴 때 잘못 배운 게 몸에 배면 고치지 못한다”며 “볼을 예쁘게 던지고 예쁘게 받고 예쁘게 치는 것, 좋은 체형을 만드는 것 등이 지금 해야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심 감독은 “야구에서 기본 중 기본은 캐치볼”이라며 “캐치볼은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과 같다. 우리는 지금도 매일 30~40분씩 캐치볼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심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목표 의식과 희망이다. 심 감독은 “과거에는 이유도 모른 채, 이렇게 하면 뭐가 좋아지는지 등을 전혀 모른 채 지도자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 해야했다”며 “나는 왜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지, 이걸 하면 뭐가 좋아지는지를 명확하고 쉽게 설명한다. 어린 선수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운동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선수 시절 경찰청 소속으로 북부리그 다승 2위에 올랐지만, 프로 1군 무대는 밟지 못했다. 심 감독은 “절박함이 없었다. 대학 시절 뒤늦게 정신차렸지만 시간이 없었다”며 과거 자신을 돌아봤다.

센텀중 선수들이 4일 강원도 인제군 야구장에서 열린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 평택BC와 경기에서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 앞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센텀중학교는 강호다. 2021년 종합선수권대회, 그해 소년체전, 2022년 대통령배 등에서 입상했다. 전국대회 정상도 4차례 올랐다. 심 감독은 “우리는 부족한 선수들을 데리고 열정과 노력으로 만든 단단한 팀”이라고 자평하며 “중학교 야구는 한국야구의 근간이다. 정말 잘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지금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맘껏, 후회 없이 한 뒤 희망하는 고등학교로 입학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인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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