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2대 다닐만한 4.7㎞ 지하터널… 32만t 빗물 ‘꿀꺽’

김군찬 기자 2024. 5. 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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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가 8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현대백화점 앞 공영주차장에는 미지의 지하공간인 대심도 빗물터널(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었다.

서울시는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폭우 대비의 모범사례로 보고 오는 2028년까지 광화문과 강남, 도림천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2010년 시간당 93㎜ 폭우가 내려 6001가구가 침수되는 등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일대 침수피해가 매년 반복되자 양천구는 시와 함께 대심도 빗물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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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천구 ‘대심도빗물터널’ 가보니
시간당 100㎜ 폭우 내려도 거뜬
유수지 크기 아파트단지 맞먹어
시, 광화문·강남 등에 조성 계획
장마철 호우 침수사고 0건 목표
본보 김군찬(왼쪽 두번째) 기자가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에서 양천구 관계자로부터 터널 내부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문화일보가 8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현대백화점 앞 공영주차장에는 미지의 지하공간인 대심도 빗물터널(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었다. 장화와 안전모를 착용한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40m(아파트 15층 높이) 지하로 내려가자 손전등 없이는 걸을 수도 없는 깜깜한 지하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2대가 동시에 다녀도 될 정도로 그 규모가 거대했다. 총 길이만 4.7㎞에 달한다. 15∼18도 정도 온도로 유지되는 내부는 선선했고 터널 중간에 지상 공기와 순환이 이뤄지는 환기 수직구가 있어 바람도 느껴졌다. 바닥 곳곳에는 물웅덩이가 고여있는데 장마철엔 터널 전체가 빗물로 가득 찬다고 한다.

이곳은 예상하지 못한 폭우 발생 시 빗물을 가둬 침수 피해를 방지하는 국내 첫 대심도 터널형 지하 저류시설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가운데 이 터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폭우 대비의 모범사례로 보고 오는 2028년까지 광화문과 강남, 도림천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강서구 일부 지역과 양천구 일대를 가로지르는 이 터널은 ‘ㄷ’ 자 모양으로 자리해 있다. 지난 2010년 시간당 93㎜ 폭우가 내려 6001가구가 침수되는 등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일대 침수피해가 매년 반복되자 양천구는 시와 함께 대심도 빗물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총사업비 1380억 원이 투입된 터널은 7년 공사 끝에 지난 2020년 완공됐다. 터널은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지만 주요 시설이 양천구에 있어 양천구가 맡아 운영·관리하는 중이다.

터널의 원리는 폭우가 내리면 상습침수지역 인근에 설치된 3개의 유입 수직구로 빗물이 들어오고, 받아둔 빗물은 비가 그친 뒤 유출 수직구를 통해 인근 안양천으로 배출되는 방식이다. 터널은 최대 32만t의 빗물을 가둬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구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서 가동 중인 32개 빗물 저류조 총저수용량(64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졌던 2022년 8월에는 이틀간 시간당 76㎜ 비가 내려 22만t 빗물을 터널에 가뒀는데, 시간당 100㎜ 수준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덕분에 당시 신월동과 화곡동 일대에서는 단 한 건의 침수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터널을 통해 흘러온 빗물을 가둬놓는 유수지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체 면적 9만9173㎡(약 3만 평) 규모로 인근 목동아파트 6단지와 맞먹는 크기다. 장마철엔 2.5m 높이로 유수지 내부가 빗물로 가득 차는데, 이때 유수지에서 소형 가정용 양수기 6만 대를 한 번에 가동하는 수준인 분당 1만2000t 빗물을 안양천으로 퍼낸다.

구 관계자는 “유입 수직구에만 설치됐던 적외선 CCTV를 이달 말까지 터널 안 주요 지점 4곳에도 설치해 터널 내부 수위까지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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