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통제할 수 없는 사랑'…매슈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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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켜지자 객석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스토리텔링 장인'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영국 안무가 매슈 본은 '10대들의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원작의 본질에 집중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써냈다.
전작 '백조의 호수'에서 근육질 남성 백조를 내세우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는 현대의 뱀파이어 이야기를 그려냈던 매슈 본은 이번 작품에서 폭발하는 감정에 이끌려 통제할 수 없는 10대의 비극적 사랑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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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 압도…힘 풀린 후반부는 아쉬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아 이렇게 끝나는 거야?"
불이 켜지자 객석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원작을 완벽하게 탈피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관객의 반응은 '당황'과 '감탄'으로 나뉘었다.
8일 서울 LG아트센터서울 시그니처홀에서 초연된 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을 거침없이 해체하고 오늘날 10대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청춘 남녀의 사랑을 방해하는 두 가문 사이의 갈등은 사라지고, 청소년에게 획일화된 순종을 강요하는 사회 시스템이 그 빈자리를 차지해 훼방을 놓는다.
'스토리텔링 장인'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영국 안무가 매슈 본은 '10대들의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원작의 본질에 집중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써냈다.
전작 '백조의 호수'에서 근육질 남성 백조를 내세우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는 현대의 뱀파이어 이야기를 그려냈던 매슈 본은 이번 작품에서 폭발하는 감정에 이끌려 통제할 수 없는 10대의 비극적 사랑을 내세웠다.
작품에서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젊은 세대가 마주한 민감한 문제를 거침없이 묘사한 것도 이 같은 주제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무대 배경은 정신병원을 떠오르게 하는 청소년 교정시설 '베로나 인스티튜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새하얀 타일로 둘러싸인 벽과 경비원들의 통제 속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을 이어가다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매슈 본이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 협업해 창조한 도발적인 안무도 눈을 즐겁게 한다.
무대의 막이 오르면 베로나 인스티튜트에 수용된 청소년들이 군무로 관객을 맞이한다. 서로의 팔을 당기거나 주먹을 쥐는 등 전통적인 무용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안무를 보여준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끊임없이 뛰고 움직이며 고난도의 동작을 소화하면서도 정밀한 동작으로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낸다.
특히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치는 발코니 파드되(2인무) 장면은 관객을 압도한다. 두 무용수가 5분 가까이 열정적이다 못해 한 몸이 되어 구르고 도는 춤을 선보이자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을 직접 목도하는 짜릿한 순간이다.
다만 인터미션(중간 휴식) 이후 펼쳐진 후반부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까스로 재회한 두 주인공의 2인무는 앞선 발코니 파드되의 감동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다. 갑작스럽게 비극으로 치닫는 전개도 관객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9일까지 주중 1회(오후 7시30분), 주말 2회(오후 2시30분,오후 7시30분)로 공연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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