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혈관건강 챙기기 (1) 뇌동맥류 [weekend 헬스]

강규민 2024. 5. 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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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치료 관리 잘하면 100세까지 안 터져요
두려움을 이겨내는 적절한 치료전략이 중요
지태근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신경외과 교수

[파이낸셜뉴스] 뇌혈관에 발생하는 뇌동맥류, 뇌경색, 뇌졸중은 대부분 무증상이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머릿속 혈관건강 챙기기'를 통해 3가지 뇌혈관 질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지태근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신경외과 교수(오른쪽)가 환자에게 뇌동맥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국소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뜻한다. 뇌동맥류가 상태가 악화돼 혈압을 견디지 못하면 '뇌출혈'을 일으킨다.

과거에는 동맥류의 존재를 모르다가 출혈 발생 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 등의 영향으로 조기 발견이 흔해졌다.

50세 기준 전체인구의 약 3%, 60대 이후로는 전체인구의 5% 정도가 동맥류를 가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뇌동맥류 수술 및 중재시술 치료 전문가인 지태근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9일 "뇌동맥류의 조기 발견이 늘면서 효과적이고 적절한 치료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 발생 이유는

동맥류란 동맥 벽이 여러 원인으로 약해짐에 따라 팽창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팽창된 혈관은 정상 혈관에 비해 벽이 약하고 파열될 위험이 높은 특성을 가진다. 파열될 경우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심각한 형태의 뇌출혈을 초래한다.

대부분의 동맥류는 특별한 원인없이 발생한다. 유전질환 및 희귀질환과 관련 있는 경우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드물다. 나이 따라 발견 빈도 또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외에도 흡연, 고혈압, 직계가족 중 2명 이상이 동맥류를 가지는 가족력 등이 위험 인자다. 외상 및 감염 등의 원인에 의한 혈관벽의 손상으로도 뇌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파열위험이 높다.

지주막하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얇은 막 내부에 출혈이 발생한 것이다. 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은 다른 형태의 뇌출혈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또 생존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의 파열 위험률은 일반적으로 연간 1~2%로 추정하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위험도의 차이를 보인다.

지 교수는 "조기 발견된 뇌동맥류의 상당수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동맥류가 진단되었을 경우 막연한 공포심에 매몰되기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객관적인 위험도를 평가받고 대응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12%가량, 치료를 하지 않으면 45% 정도가 6개월 내에 사망한다. 치료를 받고 살아남은 환자에서도 15% 이상에서 중증신경장애를 남긴다.

파열된 경우 벼락두통 발생

비파열 뇌동맥류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예외로 후교동맥에 위치한 동맥류는 크기가 커지면 3번 뇌신경(동안신경)을 압박해 한쪽 눈꺼풀이 내려앉는 안검하수,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동공 확대를 일으킬 수 있다.

안동맥기시부의 동맥류는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도 박리성 동맥류의 경우 뇌경색을 동반할 수 있으며 뇌간부위의 큰 동맥류는 삼킴곤란, 발음장애, 안면마비, 청력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두통이 발생하면 뇌혈관 촬영을 결심하게 된다. 두통이 생기거나 악화하면 동맥류가 파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파열 뇌동맥류와 두통의 상관관계는 대부분 연관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파열 위험이 낮은 환자는 일반적인 양상의 두통, 혹은 기존의 두통과 유사한 증상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뇌동맥류의 파열이 지주막하 출혈을 유발할 경우 환자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벼락두통(thunderclap headache)'이라 부른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극심한 두통이 1분 이내 최고강도에 도달하는 경우다. 이 때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 방문해야 한다.

뇌동맥류 진단을 위한 검사는 컴퓨터단층뇌혈관영상(CTA), 자기공명뇌혈관영상(MRA) 및 카테터뇌혈관조영술(조영술)이 있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High-Resolution MR Vessel Wall imaging) 기법을 이용해 동맥류의 형태에 대한 더 정밀한 평가가 가능해져서 필요한 경우 기존의 검사방법을 보완하고 있다.

치료 전략 세우는 것이 중요

뇌동맥류 치료 전략에서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파열 위험이 낮으면 주기적인 경과 관찰을 해야 한다. 위험도가 중등도 이상인 경우에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존 기간 중 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발생 확률은 산술적으로 연간 위험도와 기대여명을 곱해 산출할 수 있지만 해석이 중요하다. 연간 파열위험도가 높고 기대여명이 긴 젊은 환자일수록 적극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뇌동맥류의 치료의 목적은 파열 가능성을 차단해 뇌출혈을 예방하는 것이다. 뇌동맥류로 유입되는 혈류를 차단하거나 줄여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 전략은 수술적 치료 방법인 동맥류 결찰술과 혈관내시술(신경중재술) 방법인 코일 색전술이 있다. 이 방법은 환자와 동맥류 특성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동맥류 결찰술은 두개골을 통해 뇌의 틈으로 혈관에 접근해 동맥류와 주변 구조물을 현미경을 통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뇌동맥의 입구를 인체에 무해한 미세집게로 결찰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시간은 2시간 내외이며 수술 후 중환자실을 거쳐 보통 3일 후 퇴원할 수 있다.

코일색전술은 미세한 도관을 조심스럽게 동맥류 내로 위치시키고 백금코일을 동맥류 안에 채워 혈류의 유입을 차단해 치료한다. 이는 절개 상처가 없기 때문에 회복이 빨라 일반적으로 시술 1~2일 후 퇴원이 가능하다.

지 교수는 "최근에는 기법의 발전으로 과거 코일 색전술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동맥류에 대해서도 성공적인 시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특정 동맥류의 경우 수술적 치료에 따른 이득이 큰 경우가 있으므로 각 방법의 장단점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의 상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치성 동맥류의 경우 단일 방법으로는 충분한 치료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수술과 혈관내 시술을 동시에 적용하는 복합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치료 방법의 장점을 극대화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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