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의 '아찔한 비행'…성장세 발목 잡힐까

김세형 2024. 5. 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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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의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안전성 문제가 터졌다. 발단은 최근 발생한 항공기 회항 문제다. 그동안 수리 문제로 잦았던 지연도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지난해부터 국제선 등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하며 급성장세를 보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의 얘기다. 항공기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지연에 따른 불편이 누적될 경우 이용객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속가능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는 AP홀딩스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에어프레미아 공동대표(전 레저큐 대표)가 공동 설립한 투자목적회사다.

8일 에어프레미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쯤 인천에서 일본 나리타로 출발한 에어프레미아 Y731편(B787-9, HL8517)이 1시간 만에 회항했다.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여압장치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여압장치는 항공기 내부의 기압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서 움직이는 만큼 내부 기압 조절은 항공기 운항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회항 과정에선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기내 압력 유지가 필요하지 않도록 고도를 낮춰 비행했고, 산소마스크가 내려왔다. 당시 기내에는 총 328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고, 일부 승객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불안에 떨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탑승객은 오전 11시 50분 무렵 탑승 비행기에서 내려 에어프레미아가 제공한 1만원 식사 바우처를 받았고, 5시 30분 대체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에어프레미아가 이날 대체편을 이용해 나리타로 재출발한 시간은 오후 6시 5분으로 탑승객들은 또 한번 지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회항 사태가 발생하기 전 에어프레미아의 특정 항공기에 대한 기압 관련 문제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제기됐다는 점이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작성자는 "특정 항공기가 비행할 때 귀가 아프고 아이들이 자주 운다"며 "유독 해당 항공기의 기압이 왔다 갔다하고, 정비사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정비 등의 이유로 잦은 지연에 대한 승객 불만도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부터 잦은 지연 등에 따른 승객 불만을 받은 항공사 중 하나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초부터 항공기 정비를 이유로 수차례 운항 스케줄을 조정(공지사항 기준)했다. 최근에는 지난 2일과 3일엔 방콕, 로스앤젤레스 등 항공편이 항공기 연결로 인해 지연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최근 회항한 항공기 B787-9(HL8517)에 대한 항공안전장애와 관련해 안전조사를 진행 중이다. 항공안전장애란 항공기의 운항 등과 관련해 안전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을 말한다. 국토부는 운영자 과실과 항공기 제작상 문제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사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항공기 운항에 있어 향후 추가 일정 조절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 에어프레미아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용객 증가에 따른 운용 항공기 확대 등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고객 지연 불만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회항과 지연 등에 따른 문제가 최근 추진 중인 아시이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UBS 등이 진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며 이스타항공, 에어인천과 3파전 구도를 그린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선 최근 회항으로 인해 탑승객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했던 조치임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해당 편 탑승객 전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국제선 취항 1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하반기 B787-9 기종 2대를 추가로 들이는 등 2027년까지 15대 이상의 대형항공기를 도입하는 중장기적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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