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이패드 공개 하루만에... 예술인들 분노케한 ‘광고의 신’ 애플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어 ‘광고의 신’으로 불리는 애플이 감을 잃은 걸까. 지난 7일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와 함께 공개된 1분 7초짜리 광고가 소셜미디어에서 큰 역풍을 맞고 있다.
‘크러시(Crush)!’라는 제목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는 거대한 압축기 아래 다양한 사물이 놓여 있는 공간이 비춰지며 시작된다. 70년대 팝가수 소니 앤 셰어의 ‘내가 필요한 건 당신뿐(All I ever need is you)’의 노래가 시작됨과 동시에 물감, 피아노, 카메라, 컴퓨터 등 사물 위로 압축 프레스가 서서히 내려오고, 트럼펫을 시작으로 조각상, 게임기 등이 차례로 짓뭉개진다. 모든 사물이 뭉개진 뒤 남은 것은 아이패드 프로 한 장. 회화, 작곡, 촬영,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데 아이패드 한 장이면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다.
하지만 여론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일자리를 잃어가는 예술인들이 해당 광고가 ‘실직 공포’를 자극한다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만화가 제임스 코찰카는 X 계정에서 “이 광고는 모든 종류의 예술가를 모욕하고 있다”고 했고, 영국 배우 휴 그랜트 역시 “실리콘밸리가 만든 인간 경험의 파괴”라고 지적했다. 광고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적이 드문 애플엔 이례적인 굴욕 사례다.
애플 광고는 시대를 앞서가는 창의성과 세련됨으로 주목받아 왔다. 1984년 당시 컴퓨터 시장을 독점하던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러더로 표현하고, 매킨토시를 출시한 애플을 이를 파괴하는 저항의 아이콘으로 만든 광고는 미국 내 애플 인지도를 단 10%대에서 80%로 높인 성공 사례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광고로) 애플은 아날로그 세계를 이겨먹은 디지털 승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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