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퀴고 간 마을…애타는 이재민
[KBS 창원] [앵커]
어린이날 연휴에 하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합천에서 어제(8일)부터 복구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재민들은 기약 없이 낮에는 복구에, 밤에는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5살 김영자 씨는 턱 밑까지 물이 들어찬 순간,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보조 계단을 타고 겨우 높은 곳에 올라가 비를 맞으며 '살려달라'고 소리쳤습니다.
[김영자/침수 피해 이재민 : "저기 올라가서 '사람 살려라'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119구조대가) 못 들어와서 두 시간을 저기서 비를 맞고 떨었어요."]
하천물이 휩쓸고 지나간 집.
쑥대밭이 된 모습에 눈물밖에 나지 않습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족보도, 소중히 보관한 자녀들의 졸업 앨범도 건질 게 하나도 없습니다.
침수 피해 가구 앞입니다.
장독대 등 각종 가재도구가 길가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냉장고 등 전자제품은 물에 젖어 아예 못 쓰게 됐습니다.
자치단체와 민간 구호단체, 군 부대까지 나서서 복구 작업을 돕고 있지만, 예상보다 큰 피해에 복구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습니다.
[침수 피해 이재민 : "너무 황당하고요. 누가 만약에 안 좋게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면 (어쩔 뻔했어요). 이거는 진짜로, 이건 아닌 거죠."]
30여 가구, 이재민 50여 명은 마을 주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낮에는 집안을 치우고, 밤에는 대피소로 돌아와 쪽잠을 자는 생활을 나흘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침수 피해 이재민 : "사랑채도 막 다 무너졌던데…. (물에 젖어서) 뜯어야 하는 곳들은 우리가 다 뜯어야 하고…."]
이번 침수 원인으로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도로 공사가 지목되는 가운데, 경상남도는 공사 인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에, 한국도로공사는 이재민 피해 보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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