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컬 100] 심장 한 번 멈췄던 사람, 지금은 200km 걷는다

서현우 2024. 5. 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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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길’ 프로젝트 걷는 변종환씨

극한 산행은 단순히 체력만 좋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산을 대하는 올곧은 태도와 이념, 탄탄한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춰야만 안전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피지컬100>에서 피지컬이 뛰어난 이를 탐구했듯, 월간<山>은 '산지컬'이 뛰어난 이들을 만나본다. _ 편집자 주

2018년 변종환씨의 심장은 한 번 멎었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 의학적으로 그랬다. 평소 운동을 게을리 했던 그는 중국 베이징 관광을 갔다가 몸에 이상이 발생했다. 심박수가 300까지 올라갔다. 급하게 베이징에서 가장 크다는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들 30여 명이 몰려왔다. 10만 명 중에 한 명이 갖고 있는 심장이라고 했다. 의사들의 설명으로는 심장에 전기 장치가 있는데 다른 사람은 한 개가 있다면 그는 두 개를 갖고 있어서 이 두 개가 모두 작동하면 심장이 과도하게 박동된다고 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기 충격으로 심장을 한 번 멈춰야 한다고 했다. 마치 컴퓨터를 재부팅하듯이. 그리고 추가로 대동맥을 통해 의사가 '전기 장치'라고 설명한 두 개 중 하나를 제거했다.

그렇게 한 번 죽었다 깨어나고 나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그동안 너무 나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가 163cm인데 체중은 81kg에 달했다. 게다가 한 번 심장병을 겪고 나니 정신적으로도 불안감이 생겨 공황장애가 왔다. 몇 달간 공황장애 약을 먹었지만 차도는 변변치 않았다.

묘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 산으로 갔다. 심장병이 다시 도질까 무서웠지만 그래도 산에서 죽으면 그것이 내 운명이라는 생각으로 동네 뒷산을 올랐다. 몸도 힘들었다. 수십 년 동안 운동을 거의 안 한 몸이니 당연히 그럴 만했다. 육체와 정신의 이중고다.

그렇게 3개월을 등산했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산을 오른다기보다 등산을 견뎌내고 버틴 것에 가까운 시간들이었다. 성과는 놀라웠다. 몸무게를 재보니 16kg이 빠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장거리를 걷고 싶었다. 지리산과 설악산의 장거리 종주, 덕유산 육구종주 등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걸어봤다. 한 달에 한 번씩 장거리 종주를 해내자 그동안 놀던 모습만 봐왔던 친구는 그의 이런 변화에 크게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장거리 종주 산악회 'J3클럽'을 추천해 줬다. 그는 수백 km의 극한 장거리 코스들을 하나씩 완주해 냈다. 불과 몇 달 전 심장이 멈췄었는데 말이다.

덕유산 육구종주 중 동행했던 후배와 함께 탈진해 곤욕을 치렀다

야생적인 등산에 매료되다

경남 합천 출신의 변종환씨는 '뛰어갈거다'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살펴봤듯 그는 원래 등산은 물론 운동과는 거리가 꽤 있었다. 52세가 될 때까지 산에 간 적이 전무했다. 어릴 때도 마찬가지다. 운동은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고등학교 때 당구를 400점가량 쳤다"는 말로 학창시절을 요약했다.

"취미는 꽤 여러 가지였는데 활동적인 건 거의 없어요. 바다낚시 30년, 골프 15년, 기원바둑 4급, 당구 3쿠션 27점, 음주가무 등을 했네요. <월간낚시> 표지모델도 해봤어요. 대마도를 수십 번은 가서 여권에 도장을 더 찍을 공간이 없을 정도가 되기도 했죠. 제주도, 추자도 등 그렇게 낚시 나간 것만 거짓말 좀 보태서 몇 백 번은 될 겁니다."

관악산에서 만난 변종환씨는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산행 중에도 곳곳에서 전화가 온다고 했다. 종합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터라 주말에도 실시간으로 관리자 및 작업자들에게 지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같은 산악회 사람들의 안부 및 확인 전화도 수없이 걸려온다.

"J3클럽에서 제가 아마도 가장 많이 장을 본 사람일 겁니다. 저희는 보통 백두대간은 13구간, 9정맥은 37~38구간으로 나눠 걸어요. 저는 각 구간별로 일정을 공지하고, 사람을 모으고, 그리고 인원수에 맞춰서 식량을 구입해서 버스에 싣는 일을 하죠. 제가 6년 6개월 동안 상당히 많이 맡아서 했어요. 장을 본 횟수로 따지자면 100번은 넘을 겁니다."

그는 부지런했다. 그래서 6년 6개월이란 산행 경력의 밀도가 상당하다. 그가 완주한 것들만 쭉 나열하면 이렇다. 백두대간 북진(740km) 1회, 6기맥(896km), 9정맥(2,300km) 1회 완주 후 2회 차 진행 중(4구간 남음), 지리 국공연산(200km) 5회, 지태 국공연산(260km) 1회, 나비환종주(280km) 2회, 영남알프스 무한태극종주(220km) 2회, J3다이코스(220km) 1회, 부산 11산 왕복&29봉(288km) 1회, 수도권 60산(280km), 부산 11산(110km) 10회 이상, 영남알프스 태극종주(118km) 2회, 영남알프스 실크로드(105km), 1회, 울산 실크로드(110km) 1회, 대구 9산&알파(105km) 1회, 구미 12산(125km) 1회, 지리태극종주(90km) 4회, 설악태극종주(58km) 4회, 금백27봉(45km) 30회 이상 등이다.

"정말 많이 다녔죠? 제가 처음 친구 소개로 J3클럽 지부 산행에 갔을 때 완전히 푹 빠져버렸어요. 사람들이 진짜 짐승처럼 날아다니더라고요. 속으로 '아 그래! 이렇게 다녀야지!'란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뭐랄까요. 등산이 야생적이었어요."

그땐 J3클럽 최호황기. 산행공지를 올리면 한 번에 80~100명이 참여했다. 그리고 쟁쟁했다. 들머리에 집합해서 "출발"을 외치면 5분 만에 흔적 없이 모두가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모임 내부적으로 친목이 쌓인 상태가 아니었고, 단지 J3클럽이 익스트림 장거리 종주를 하는 유일한 곳이었기에 모인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모두 경쟁심도 많고 완주 욕심도 있어 늘 분위기가 치열했다.

"진짜 죽기 살기로 걸었는데 지금은 제가 이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해서 달라졌어요. 안 먹고, 안 자고 걷는 게 너무 무모했거든요. 너무 안 자다 보니 가다가 나무가 Y자로 갈라져 자라고 있으면 거기에 목을 괴고 잠들고 그랬어요. 지금은 최대한 자고, 먹으려고 합니다. 물론 100km를 걸으려면 그렇게 많이 먹고, 많이 잘 수는 없죠. 숙소를 빌려서 한 2시간씩 자는 정도입니다. 예전엔 이마저도 안 쉬었어요."

나비 환종주는 비슬지맥과 낙동정맥, 영축지맥을 이은 것으로 완주하고 나면 GPS 궤적이 마치 나비모양을 이룬다.

지리 '다이코스', 3대 종주를 한 번에

그는 혼자 걷는 것보다 같이 걷는 걸 선호한다. 조금 더 보태면 선호를 넘어서서 가치의 최우선으로 본다. "같이 걸은 사람과 나눈 추억이 산행을 마쳤을 때 가장 많이 남는 것"이라며 "힘든 사점도 혼자 넘어서는 것보다 같이 의지하고 극복할 때 더 뜻깊다"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산꾼이 아닌 잡꾼"이라고 했다.

"162지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산을 좋아해서 타요. 고독하게 혼자 걸으면서 오로지 자기 외에 산만 남도록 만들죠. 사람들은 그런 이들을 일컬어 '진정한' 산꾼이라고 보죠. 크든 작든, 경치가 예쁘든 안 예쁘든 산이면 다 걸어가는 자들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저는 산을 좋아한다기보다 그 산을 다른 사람들과 걷고 뛰는 것에 더 만족감을 느껴요. 저는 트레일러닝도 하거든요. 오는 5월에는 지리산 화대종주 48km를 9시간 30분 이내에 완주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산꾼들 입장에선 화대종주에서 얼마나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은데 그걸 아깝게 뛰어가냐 싶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저와의 승부가 더 즐거워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산꾼이 아니라 잡꾼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하산주도 너무 좋아합니다."

수도권 60산 연속 종주 산행 중 삼성산에 올랐다.

그는 호탕하다. 그가 남들은 걷지 않은 코스를 만드는 과정도 비범하다. 먼저 영남알프스 무한태극 코스다. 영남알프스의 실크로드, 울산 실크로드란 길을 합쳐 걷는 220km의 길이다. 최초로 완주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있는데 GPS 트랙 증거가 없어서 그가 J3클럽 부산 지부 사람 5명과 함께 시도해서 최초 트랙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하나는 J3다이코스다. 지리산 3대 종주인 화대종주와 주능선 왕복, 태극종주를 한 번에 가는 것이다. 일종의 지도상에 몸으로 한붓그리기를 하는 셈이다. 한 번 오르내리기만 해도 피로도가 큰 지리산의 대표 들머리들을 찍고 다시 주능선으로 올라와 다른 종주길을 잇는 지독한 고행이다. 그래서 거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해서 '다이die코스'라고 명명했다.

"200km 산행을 일시종주로 하려면 쉬어도 간단히 쉬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너무 길어져요. 다들 생업이 있는데 그렇게 길게 시간을 낼 수 없거든요. 그래서 보통 중간에 잠깐 자더라도 5시간 이상 눕지 않아요. 끝판에 이르면 실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풀썩 쓰러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힘들어도, 그걸 극복하는 과정의 중독성이 엄청나죠."

변종환씨는 장거리를 걷기 위해 짐을 최소화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코스로는 지리 국공연산을 꼽았다.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을 한 번에 일시종주하는 길이다. 그 길이 너무 좋아서 다섯 번이나 완주했다. 남한 내륙을 대표하는 지리산과 그 옆에 못지않게 당당히 솟은 덕유산, 빼어난 가야산까지 각각만 올라도 좋은 곳을 한 번에 둘러보니 그 감동이 남다르다고 했다. 완주에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90시간 정도이니 그야말로 '실전압축' 산행이다.

"또 하나 이 길의 장점은 산꾼들을 많이 만난다는 점입니다. 지리산에는 사실 산쟁이들이 넘쳐나잖아요. 덕유산도 그렇고, 가야산도 그렇고요. 그래서 저희가 지나가면 알아보고 말을 거는 사람들도 무척 많아요. 그분들 이야기도 듣고, 응원도 받는 재미가 쏠쏠하죠."

지리산을 좋아하는 장거리 종주자다 보니 최근에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고 한다. 바로 반달곰이다. 지리산에서 반달곰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멧돼지는 수십 번을 봤지만 한 번도 공격받은 적이 없는데 나무도 잘 타는 반달곰과 조우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하다는 것. 그는 "언젠가 지리산에서 곰에게 피습당하는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내 짧은 생각"이라고 했다.

변씨는 한 달에 한 번 장거리 종주를 하겠다는 '청룡의 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4번은 헬스장에 간다. 그리고 야간 산행도 틈틈이 한다. 장거리 종주를 하지 않는 주말이면 당일치기 산행을 한다. 이런 삶을 살아야 장거리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35년간 피운 담배도 끊었다. 올해는 좀 더 특별하다. 청룡의 해를 맞아 '청룡의 길'이라는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매달 대표 장거리 코스를 종주하는 것이다. 1월에 영남알프스 운문사환종주 40km를 시작으로 2월 부산11산 왕복&결봉 278km, 그리고 지난 3월 15~20일에는 수도권의 60산을 잇는 283km를 걸었다. 남은 코스도 최소 지리산 화대종주, 최대 삼남길 480km다.

"청룡의 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에 대해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성질상 먼저 질러놓은 뒤 그걸 수습하는 스타일입니다. 산행에 대한 열정도 약간 식은 것 같아서 이를 추스를 겸 한 번 해보자고 마음먹은 거죠. 저는 미친 듯이 저를 괴롭혀야만 흥을 찾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나태하고 방만하게 살았던 과거에 대한 속죄기도 하고요."

무릎 보호를 위해 스틱을 짚는다.

"나는 산꾼이 아니다"

그에게 "산이란 무엇인가?"라고 묻자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못 찾을 것 같다"고 했다. 산에 관한 생각을 굳이 단어로 만들어서 뱉자면 "덤"이라고 했다. 남들은 산이 좋아서 산을 가지만 그는 산이란 공간을 빌려 자기 자신의 한계에 부딪치고 극한의 도전을 하는 것이 더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산이 아닌 코스라도 크게 개의치 않고 걷는다. 산줄기를 걷는 이들은 마루금을 정확히 밟는 것에 크게 가치를 두지만, 그는 9부 능선의 더 좋은 길로 '옆치기'하는 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면 꼭 산을 종교로 여기는 사람들이 와서 '너는 산꾼도 아니다'라고 삿대질을 해요.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데, 듣고 있으면 솔직히 좀 짜증납니다. 애초에 저는 산꾼 흉내를 낸 적이 없거든요. 왜 사람들은 각자가 각자의 즐기는 방식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산을 올라가는 이유는 산에 올라가는 사람의 수만큼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악산 바위지대를 오르는 변종환씨.

다소 격하게 이어진 그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다. 겉으로는 각자의 방식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속내는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우월'한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굳이 산꾼이라고 어디 가서 자부한 적도 없는데 '산꾼도 아닌 사람' 취급당하는 것을 원통해 했다.

어느 모임이건 모두가 끝까지 함께 걷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언제나 모임에서 '중탈(완주하지 못하고 도중에 탈출하는 것)'하는 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는 장거리 종주꾼들의 세계에선 이 중탈이 조금 더 심하다고 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수도권 60산 종주 중이었다. 지도 앱에 그가 걸어온 길이 뚜렷이 남아 있다.

"산에 올라가는 이유는 다양할 겁니다. 진짜 산꾼들은 산이 좋아서 갈 테고, 마음이 힘들어서 고행을 통해 이를 잊거나 이겨내려는 사람도 있고, 또 힐링하려는 사람도 있겠죠. 산의 공기와 향기, 꽃과 나무가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그런데 이 세계에선 그 이유가 '우월감'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들보다 산을 잘 탄다 이거죠. 저는 그런 우월감도 분명 산행을 계속하게 되는 동기로서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산을 더 잘 타니 모임 내에서 대접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질투와 시샘도 발생하고요. 저도 그런 풍파를 한 번 겪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더 나은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었어요. 원래 안 하던 짓인데 어린 후배들한테 안부 전화도 합니다. (웃음)"

수도권 60산을 함께 걸은 (왼쪽부터) 변종환, 안희경, 이호민, 장태환씨.

등산 초보에 건네는 다섯 가지 조언

그가 장거리 종주 입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같은 궤다. 그는 딱 다섯 가지만 유념하면 된다고 했다. 첫 번째, 말조심을 하라. 두 번째, 세상에 고수는 널렸다. 세 번째, 같이 걸어주는 그들이 너의 동반자다. 네 번째, 인간이면 누구나 관심 받고 싶겠지만 절제하라. 다섯 번째, 받은 만큼 봉사하고 헌신하라. 어휘가 다소 거친 것은 그만큼 꼭 기억하라는 의미다.

"말조심, 특히 남의 말 하는 걸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술 먹고 내뱉는 말도 주의해야 하고요. 두 번째 고수는 널렸다는 건 등력, 즉 산행 실력을 자랑하지 말라는 겁니다. 겸손해야죠. 같이 걸어주는 이들이 동반자란 말은 그냥 '잘 대해 주라'는 겁니다. 그 동반자들이 도와주고 끌어주는 사람들이잖아요. 또 받은 만큼 봉사하고 헌신하라는 것도 당연한 말이죠. 그런데 세상엔 받기만 하다 보니 그걸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꽤 많습니다."

마치 처음 출가하는 자식에게 짐은 잘 챙겼는지 살뜰하게 챙기는 부모처럼 잔정 넘치는 조언을 쏟아내는 그를 보니 닉네임이 왜 '뛰어갈거다'인지 이해가 갔다. 이는 '산에서 뛰겠다'는 뜻이 아니다. '어디서든 네가 불러주면 내가 널 위해 뛰어 가겠다'는 의미다.

J3클럽 부산지부 소속으로 인제대학교 소아암 환우를 위해 100만 원을 후원했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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